코로나19, 정치적 부메랑으로 진원지 중국 강타

중국 곳곳에서 “자유 아니면 죽음”과 “시진핑 퇴진” 터져 나와

중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들
중국 곳곳에서 제로코로나 정책 반대와 시진핑 퇴진을 외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은 코로나19의 진원지다. 코로나19가 2019년 말 중국 우한 시에서 발원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것에 대부분의 전문가는 동의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중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공산국가에서나 가능할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초기 진압에 성공한 뒤 팬데믹 기간 내내 코로나 환자가 단 한명이라도 나오면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고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막강한 전파력을 지닌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시대착오성에 대한 불만과 원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강력한 방역 조치에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4만 명에 육박하며 연일 역대 최다 감염자를 기록하는데다 카타르 월드컵 TV 중계로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마스크 착용이 풀린 것이 확인되면서 광범위한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고, 봉쇄된 대도시와 대학가에서 대규모 거리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부메랑 효과가 발생한 것일까?

영국 BBC와 미국 CNN은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반정부 시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영국 BBC는 중국 국민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행동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반발은 보기 힘든 일이라고 28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발로 보도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기 위해 설치된 장벽을 무너뜨리고 대도시와 대학 캠퍼스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대규모 거리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은 과거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독성물질 오염이나 불법적 토지 강탈, 공안(경찰)의 지역사회 구성원 학대 같은 문제에 대한 지역적 차원의 반발은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일어났다.

지난 22일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공장이 있는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의 노동자 수만 명이 정부의 코로나 봉쇄 정책을 비판하며 공안과 충돌도 불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5일에는 지난 8월부터 도시 전체가 장기봉쇄 상태에 있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고층 아파트 화재로 10명의 주민이 사망한 것은 정부 봉쇄 조치로 화재진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과 경제수도 상하이에서도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거리시위가 벌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도 27일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수백 명의 학생시위가 벌어졌다. 학생들은 구내식당 입구에 모여들어 중국 국가를 부르고 “자유가 승리할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낮에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과 청두, 시안에서도 봉쇄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비디오를 보면 수백 명의 우한 주민이 거리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시위자들은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고 철문을 때려 부수는 장면도 포착됐다.

특히 26일 밤 상하이에서 발생한 시위에서는 충격적이게도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한 시위지가 “시진핑!”을 외치자 수백 명이 “내려가!”를 외쳤다. 또 “시진핑, 물러나라“와 ”공산당, 물러나라“는 구호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중국에서 공산당 최고 지도자들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감옥행을 각오해야 하는 극도로 위험한 일이다. 상하이의 한 시위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이런 대규모 반대 시위를 본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CNN은 충칭의 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소 앞에서 “자유가 아니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구호를 외치며 중국 정부를 맹비판하는 연설을 펼친 한 남성의 동영상이 중국 내 소셜 미디어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자신을 공자의 77세손이라고 밝힌 이 남성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하면서 “세계에는 오직 한 가지 병만 있다. 바로 자유가 없는 것과 가난”이라며 “우리(중국인)는 지금 이걸 다 갖고 있다”면서 “정부의 과오에 대해 반드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일장연설을 펼쳤다.

이를 듣던 주민들은 “당신이야말로 중국의 대영웅”이라고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해당 동영상에는 경찰과 방역 요원이 그 남성의 목덜미를 붙잡고 체포하려 하자 주민들이 힘을 합쳐 이들을 제지하고 해당 남성을 풀어주는 장면이 함께 담겼다. 이 동영상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 속에도 ‘충칭의 슈퍼맨((重慶超人哥)’ 또는 ‘충칭용사(重慶勇士)’라는 제목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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