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코로나19 위중증 막는다?

6600여명 임상시험에서 사망 44%, 위증증 50% 줄여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을 44%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사망이나 입원을 막아준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네소타대 의대의 캐롤니 브라만테 교수 연구진은 코로나 19에 감염된 6626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메트토르민과 또 다른 당뇨병치료제인 술포닐우레아를 처방하고 약효를 비교했다. 그 결과 메트포르민 그룹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44% 낮아졌으며 인공호흡기를 착용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될 확률을 5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만테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메트포르민의 보호효과를 보여준 초기 연구 및 다른 임상시험과 일치한다”면서 “메타포르민은 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과 코로나19 위중증을 예방해주는 항바이러스와 항염증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실험실 연구에서 메타포르만은 SARS-CoV-2의 증식을 억제했다. 또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메트포르민을 처방하면 응급실 방문, 입원 또는 사망 확률을 40% 이상, 증상 발생 초기에 처방하면 50% 이상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920년대 프렌치 라일락 꽃에서 발견된 메트포르민은 1994년 당뇨병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때 승인을 이끈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이 약은 간에서 혈당을 방출하는 능력을 줄여준다.

메트포르민에 대한 1940년대와 1950년대 논문에는 독감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2010년대에는 지카 바이러스와 C형 간염 같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와 항염증 효과 실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래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오르게 됐다.

브라만테 교수는 “메트포르민의 예방효과는 증세 초기에 좋다”고 말했다. 실제 증상이 나타난 지 4일 전후 처방했을 때 사망 및 위중증 예방효과가 가장 좋게 나타났다. 그는 “메트포르민이 SARS-CoV-2의 증식을 막는 메커니즘은 바이러스가 세포 외부에서 새로운 바이러스 세트가 되기 전에 스스로를 조립할 때 사용하는 MTOR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트포르민은 이미 FDA 승인을 받았기에 의사의 ‘용도 외 처방(off label)’이 가능하다. 또 이미 안정성을 검증받은 데다 약값도 한 달 4달러 미만인 저렴한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브라만테 교수는 말했다. 메트포르민은 약물 상호작용이 거의 없이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됐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위장 장애지만 용량을 줄이면 일반적으로 사라진다.

논문을 검토한 국립감염병재단의 의료 책임자인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교수는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 치료에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항염증 작용은 분명하지만 항바이러스 작용은 불분명하기에 좀 더 많은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7157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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