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끝난 국산 코로나 백신…”후발기업 지연 우려”

SK바사 "추가 생산 없어...글로벌 허가는 계속 진행"

스카이코비원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국산 1호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의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 지난 6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지 5개월 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낮은 접종률로 인해 초도 물량 이후 추가 완제품은 생산하지 않고 있으며, 추후 정부 요청에 따라 생산 및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23일 공시했다. 다만 해외 판매를 위한 글로벌 허가 절차는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은 원액과 완제(완제품)로 구분해 생산하며 원액을 먼저 만든 뒤 시장 수요에 따라 완제로 생산해 공급한다.

국내에서 개발·제조된 스카이코비원은 지난 8월 61만 회 분이 국가출하승인됐다.

미국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 개발된 스카이코비원은 2년 전인 2020년 말 임상 1/2상에 진입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는 연구개발비로 2억 1010만 달러(약 2369억원)을 지원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임상 3상 연구개발비로 최대 1억 734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지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월 임상 3상 데이터를 확보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특히 단백질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 합성항원 백신(전통방식)이란 점에서 높은 안전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면역반응 강화와 높은 수준의 중화항체 유도를 위해 GSK 면역증강제 AS03이 적용됐다. 이어 6월에 품목허가를 받고 9월에 접종을 시작했으나 초반부터 접종·예약자가 소수였다.

회사는 하반기 영국과 유럽 당국에 사용허가를 신청해 글로벌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업계는 국산 1호 백신의 생산 중단으로 인해 국내 후발 업체들의 백신 개발 추진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한 백신주권 확보가 지연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바이오협회는 “코로나19 백신 후발기업이 향후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사업적(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져 국내 기업들의 백신 개발 의욕이 떨어지고 또 다른 팬데믹이 있을 경우 대응력 미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연구개발 성공률이 낮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경제성이 낮은 분야, 특히 보건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는 지원·구매에 있어 정부차원의 혁신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 발생에서 녹십자의 신속한 백신 생산이 가능했던 이유는 200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남이 지원한 백신 생산기반 산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다년간 지원·구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의약품을 민간 기업이 연구, 임상, 제조, 조달할 수 있도록 다년간 지원하는 민간지원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다. 2004년 7월 발효되어 시행하고 있다. 예산은 2004년부터 2013년 56억 달러, 2014년부터 2018년 28억 달러, 2019년부터 2029년까지 71억 달러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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