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단일클론 항체, 효력 잃었다”…왜?

표면의 스파이크단백질도 바뀌어 항체가 인식 못 해

단일클론 항체는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싸우는 천연항체를 모방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백신이 나오기 전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단일클론 항체가 코로나19 변이에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에이즈 담당 부서장이자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칼 다이펜바흐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출연해 “단일클론 항체는 모델 T(옛 포드자동차의 대표 차종)나 복엽기처럼 전성기가 지나갔다”면서 “이제는 다른 대안을 찾을 때”라고 밝혔다. 단일클론 항체는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기 전인 2020년 처음 승인된 이후 350만회분이 주사됐다고 NPR은 전했다.

단일클론 항체는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싸우는 천연항체를 모방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 코로나19 단일클론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단일클론 항체는 원조 SARS-CoV-2에 맞춰 설계됐기에 다른 코로나19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제약사들은 조만간 폐기될 제품을 만드는 데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지 않기 아예 제조를 중단했다고 NPR은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잘 생성되지 않는 면역력이 취약한 수백만 명을 사각지대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WP는 보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1월 경증에서 중등도에 해당하는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해 2개의 단일클론 항체을 섞어서 사용하도록 긴급승인 내용을 개정했다. 1종만으로는 지배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다국적 제약사 엘리 릴리의 밤라니비뱁과 에테세비맵을 조합한 제품과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사의 카시리비맴과 임데비맵를 조합한 제품이다.

제약사들은 현재 SARS-CoV-2의 변이가 계속 발생해도 구식이 되지 않을 새로운 단일클론 항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캐나다 생명공학 회사 ‘이뮨 바이오솔루션즈’는 사람의 입에 뿌릴 수 있는 스프레이 형태의 단일클론 항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분말 형태에는 변이가 발생해도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SARS-CoV-2의 나선형 줄기를 겨냥한 항체가 들어 있다.

NIH의 항체생물학 연구진도 비슷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NPR은 보도했다. NIH 항체생물학 연구팀의 조슈아 탠 팀장은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 중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며 변이가 덜 발생하는 부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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