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장 상피줄기세포 이식 큰 효과”

장누수증후군, 치매 등 각종 병 막을 수 있는 길 열리나

뇌졸중을 일으키면 장이 줄줄 새는 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장 상피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이런 ‘장누수증후군’을 막고 치매 등 각종 병도 예방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사람의 장 상피세포의 줄기세포를 뇌졸중 환자에게 이식하면 치매 등 인지장애와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A&M대 의대 연구팀은 기증받은 ‘장 상피세포의 줄기세포(IESC)’를 뇌졸중 환자에게 이식하면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조직 괴사와 장 누출을 줄이고, 인지장애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 상피세포 밑에 있는 줄기세포는 새로운 상피세포를 만든다.

연구 교신 저자인 텍사스A&M대 의대 파리다 소랍지 교수(신경과학·실험치료)는 “내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뇌 축(gut-brain axis)’이 뇌졸중 후 각종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뇌졸중 후 장 건강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줄기세포 이식이 뇌졸중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상피세포는 큰 창자(대장)와 작은 창자(소장)의 안쪽 막(내막)을 이루는 세포 층이다. 소화액과 장내 미생물의 활동으로 분해된 물질을 흡수하는 기능과 유해 물질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장 상피세포의 기능 장애가 생겨 장 투과성이 높아지면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에 걸리며 이는 치매, 노화, 천식, 류마티스관절염, 궤양성대장염, 음식물 알레르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뇌졸중은 사망, 치매와 심각한 장기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심장협회(AHA)에 의하면 뇌졸중 환자는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이는 인체 기능과 인지력을 회복하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에 의하면 뇌졸중 환자의 약 3분의 2는 인지장애를 일으키고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3분의 1은 치매에 걸린다. 급성 뇌졸중 후 인지 기능을 보존하는 데 효과적인 뇌졸중 치료법이 시급하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서 시판 승인을 받은 뇌졸중 치료제는 정맥주사용 혈전용해제인 엑티라제(성분명은 알테플라제)뿐이다. 이 약물은 ‘재조합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의 일종이다. 급성 뇌졸중을 일으킨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지 4시간 30분 안에 써야 하며 치료 성공률도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뇌졸중 후유증 및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뇌졸중이 일으키는 장 투과성 증가(또는 장누수증후군)와 치매 등 인지장애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앞선 전임상시험(동물시험)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생쥐에게서 기증받은  ‘장 상피세포의 줄기세포(IESC)’를 뇌졸중을 일으킨 늙은 생쥐에게 이식했다.

이식된 줄기세포는 뇌졸중을 일으킨 생쥐의 장 구조 자체를 복구하고 장 투과성을 줄였다. 뇌 세포에 독성을 보이는 단백질과 기타 분자의 혈중 수치를 낮췄다. 뇌졸중을 일으킨 생쥐는 뇌졸중 후 몇 주 동안 통상 발생하는 우울증 및 비슷한 행동, 인지 장애에 걸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의 경우도 줄기세포를 젊은 기증자에게서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랍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 상피를 표적으로 삼아 뇌졸중 장애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나이든 중증 뇌졸중 환자의 노화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Intestinal epithelial stem cell transplants as a novel therapy for cerebrovascular stroke)는 국제학술지 ≪뇌, 행동 및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실렸고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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