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관통한 총알도 막지못한 목소리

[오늘의 인물] 가브리엘 러퍼즈

2011년 총알 한 발이 당시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이던 가브리엘 기퍼즈(Gabrielle Giffords)의 좌뇌를 관통했다.

기퍼즈의 인생은 그 날 이후 완전히 뒤바뀌었다. 총상 탓에 실어증에 걸린 것이다. 언어 능력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어 치료와 음악 치료를 통해 기적과도 같은 회복을 이뤄냈다. 물론 여전히 이전처럼 말하기는 힘들다.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나타내는 단어를 찾아내는 것도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나 기퍼즈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힘을 가지고 세상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도 부를 수 있고, 텔레비전 인터뷰와 연설에도 나서고 있는 그는 미국 총기규제를 위해 싸우고 있다.

동시에 실어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어증에 걸린 이들은 고립된 삶을 살기 쉽다. 또한 주변의 잘못된 오해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기퍼즈와 언어치료 전문가인 파비안느 히어쉬 크루즈 박사가 함께 설립한 비영리 단체 ‘프렌즈 오브 어페이지아(Friends of Aphasia:실어증의 친구들)에서는 실어가 곧 지능의 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크루즈 박사는 “실어증은 뇌 일부분 부상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실어증에 걸렸다고 해서 인지와 사고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실어증에 걸리는 것과 훌륭한 사람이 되는 능력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퍼즈의 비극과 극복의 시간을 다룬 다큐멘터리 “개비 기퍼즈는 물러서지 않는다 (Gabby Giffords Won’t Back Down)”는 CNN 필름이 제작해 올해 7월 개봉했으며, 평단은 물론 대중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CNN은 20일(현지시간) 자체 채널에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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