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수면 영양제 선택법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수면 영양제는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불면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면 영양제. 일반적으로 수면 건강 개선에 활용되는 보충제를 말한다. 마그네슘, 비타민D, 가바(GABA), L-트립토판, 타트체리 등 다양한 것이 활용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수면 건강 기능성이 허가된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감태추출물, 미강주정추출물, 유단백가수분해물(이하 락티움) 그리고 아쉬아간다 추출물 총 4가지다.

아쉬아간다 추출물은 2022년 수면 건강 기능성이 인정되어 아직 국내에서 제품화된 건 없다. 과거 멜라토닌도 해외 직구로 많이 쓰였으나, 국내에서 이 성분이 수면의 질이 저하된 55세 이상 불면증 환자의 단기 치료 목적의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되며 활용이 어려워졌다. 수면 영양제는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불면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럼, 수면 영양제는 언제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까?

◆ 수면 영양제로 관리 가능한 문제인지 아닌지 먼저 구분해야

수면장애는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수면무호흡증 등 건강하지 않은 각종 수면 상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수면 영양제는 잠드는 데 오래 걸리거나 자다가 자꾸 깨는 등의 일반적 불면증 증상 관리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하지불안증후군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한 수면장애에는 도움 되지 않는다. 이미 수면제를 많이 복용했던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수면 영양제 인체적용시험은 수면제 복용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폐경 전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각종 갱년기 증상과 함께 불면증을 겪는 사람에게도 일반 수면 영양제가 도움 될지 불확실하다. 갱년기 불면증은 야간 발한이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 단순 수면 영양제로 관리가 어렵다.

또한, 우울감이 동반된 수면 문제나 불면으로 기억력 저하 또는 면역력 저하가 발생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면 전문가 상담이 우선 필요하다. 수면 영양제는 일시적 스트레스 등으로 잘못된 수면 습관이 굳어져 불면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간헐적인 수면 문제로 낮의 업무 집중력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면 더 심해지기 전에 수면 영양제 활용을 추천한다.

◆ 입면 시간 감소, 총 수면 시간 증가, 주간 졸음 감소 등에 도움 되는 수면 영양제

아직 국내 제품이 없는 아쉬와간다를 제외하고, 세 가지 수면 건강 기능성 원료의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보면 어떤 상황에 도움이 될지 예상할 수 있다. 수면 건강 원료의 긍정적 효과가 인정된 항목은 총 8가지다. 이 내용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의 상세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강주정추출물과 락티움은 입면 시간 감소와 총 수면 시간 증가에 도움 되었지만, 감태추출물은 그렇지 않았다. 감태추출물은 입면 후 각성 시간 감소와 총 각성 시간 감소에 도움을 주었지만, 락티움은 입면 후 각성 시간 감소만 영향을 주었고, 미강주정추출물은 둘 다 영향을 주지 못했다. 또한, 미강주정추출물은 수면 효율증가와 주간 졸음 측정표 개선에 도움 되었지만, 락티움은 수면 효율만 증가시켰고 감태 추출물은 둘 다 영향을 주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감태추출물은 수면 상태 호흡 장애 지수를 감소시켰고, 미강주정추출물은 깊은 수면인 논렘수면에서 2단계 수면을 증가시켰다.

이런 결과는 나의 수면 문제 해결에 무엇을 먼저 선택하면 좋을지 참고할만하다. 예를 들어, 자다가 자주 깨는 문제가 불편하다면 각성 관련 지표가 비교적 좋은 감태추출물을 우선 선택할 수 있다. 밤에 잠을 설쳐 낮에 졸음이 오는 것과 잠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고민이라면 두 항목의 개선 결과가 있는 미강주정추출물을 우선 선택할 수 있다. 또는 자다가 깨는 것과 수면 시간이 짧은 게 고민이라면 락티움을 우선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영양제는 수면제처럼 강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면 영양제를 먹고 2주일 내로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잘못된 수면 습관이 굳어지기 전에 전문적 상담 및 치료를 권한다.

◆ 여성 갱년기 증상과 함께 나타난 불면증이라면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활용 가능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 되는 원료들의 기능성은 섭취 전후 ‘쿠퍼만 인덱스’ 총점의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기준으로 허가된다. ‘쿠퍼만 인덱스’는 11가지 갱년기 증상에 대한 설문으로, 해당 원료를 먹은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의 연구 전후 설문 총점에 특별한 차이가 있는지를 평가한다. 세부 변화 사항은 달라도 설문 총점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기능성 내용은 대개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과 같은 내용만 표시된다.

하지만 ‘쿠퍼만 인덱스’의 세부 사항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면 원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중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불면증을 포함해 안면홍조, 피로감, 우울증, 신경과민 등 10가지 항목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약국에서 상담해보면 갱년기 영양제 또한 사람마다 섭취 후 반응의 편차가 크다. 피크노제놀을 먹고 안면홍조가 나아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회화나무열매추출물을 먹고 안면홍조가 사라졌다고 좋아하는 분도 있다. 그만큼 편차가 있지만, 적어도 불면증이 가장 불편한 갱년기 여성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우선 선택할 수 있다. 갱년기는 몇 년 이어지는 시기 인만큼, 한 달 먹고 변화가 없다면 그때 다른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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