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백신, 뇌종양 생존 기간 2배 ↑”

디씨백스(DCVax) 투약군의 13%는 5년 이상 생존

디씨백스는 가장 흔하면서 치명적인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에 걸린 사람들의 면역체계가 종양(암세포)을 추적하고 공격하도록 프로그램을 새로 짜주는 백신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뇌종양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의 확산을 막는 새로운 개념의 면역항암백신이 생존기간을 2배 가까이 늘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제약사 노스웨스트 바이오테라퓨틱스(Northwest Biotherapeutics)가 개발한 맞춤형 면역 항암백신인 디씨백스(DCVax)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결과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학협회저널 종양학(JAMA Ontology)》에 발표된 다국적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디씨백스는 가장 흔하면서 치명적인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에 걸린 사람들의 면역체계가 종양(암세포)을 추적하고 공격하도록 프로그램을 새로 짜주는 백신이다.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사람은 진단 후 12~18개월밖에 살지 못한다. 영국에서는 매년 2500명의 교모세포종 환자가 발생한다.

연구진의 한 명인 영국 킹스칼리지 병원의 케이유마르스 아시칸 교수는 “이 백신은 환자 자신의 종양에서 나온 단백질과 그들의 백혈구를 결합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종양을 인식할 수 있도록 백혈구가 환자의 면역체계가 종양을 맞서 싸우고 파괴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훈련시키는데 마치 탐지견을 훈련시키는 것과 같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교모세포종에 걸린 다국적 환자 331명을 대상으로 디씨백스를 투약한 환자군(232명)과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군(99명)의 상태를 8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이 결합한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기간이 평균 16.5개월인데 비해 디씨백스를 투약한 환자는 평균 19.3개월 동안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 대조군 환자는 평균 7.8개월만 생존했다.

디씨백스를 투약한 사람 중에 1명은 8년 이상 생존했으며 올해 53세인 영국인 나이젤 프렌치는 7년 넘게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5년 이상 생존자는 디씨백스 투약군에서 13%, 표준치료를 받은 대조군에선 5.7%로 나타났다.

아시칸 교수는 “이번 임상 3상의 최종 결과는 교모세포종으로 투병 중인 환자, 특히 수술이 선택사항이 못되거나 너무 나이가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 결과를 토대로 디씨백스가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교모세포종 진단을 최초로 받은 환자에겐 17년 만에, 재발한 환자에게는 27년 만에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영국의 의학지원단체인 뇌종양연구소(BCR)의 연구실장인 카렌 노블 박사는 “디씨백스는 2005년 테모졸로미드 화학요법 이후 교모세포종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최초의 새로운 치료법”이라며 “뇌종양학계는 이 백신이 새로운 표준치료법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암연구소(CRUK)의 연구정보관리자인 헨리 스테넷 박사는 “특히 흥미로운 것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의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엄격한 규제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뇌종양 극복에 큰 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oncology/fullarticle/279884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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