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충전케이블 삼킨 여성…물건 먹는 ‘이식증’?

머리카락, 흙, 못 등 먹기도...행동치료, 합병증 치료 등 필요

‘레디 투 레스큐(Ready to Rescue)’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이식증 환자의 식도 엑스레이 사진.

약 91cm(3피트) 길이에 이르는 아이폰 충전 케이블을 삼킨 폴란드 여성의 엑스레이(X-ray) 사진이 공개됐다. 희귀 섭식장애를 가졌을 때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공개된 이미지다.

이 여성은 거의 1m에 달하는 케이블을 삼켰는데, 선이 식도에 걸리면서 점점 숨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났다. 위기감을 느낀 여성은 직접 응급구조대에 전화를 걸었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 여성은 평소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물건을 먹는 ‘이식증’을 앓고 있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응급처치를 교육하는 기관인 ‘레디 투 레스큐(Ready to Rescue)’는 페이스북을 통해 먹어선 안 되는 물건을 먹었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경각심을 전달할 목적으로 이 여성의 엑스레이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여성의 식도에 케이블의 가장 두꺼운 부분인 단자 부위가 걸려 있다. 단자가 식도를 막으면서 호흡 곤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현재 이 여성은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이식증을 앓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물건을 섭취한다. 손톱을 물어뜯어 삼킨다거나 머리카락, 종이, 흙 등을 먹는 사례들이 많다. 얼음을 계속 깨물어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여름 더워서 먹는 게 아니라면 이것도 이식증 유형에 해당할 수 있다.

위 사례들은 양호한 편이다. 이식증으로 병원에 방문한 사례들을 보면 못, 경첩, 손톱깎이, 찬장 손잡이, 식기류 등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기기 어려울 것 같은 물건들을 삼킨 사례들도 있다.

만약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는 물건을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먹는다면 이식증일 수 있다. 아직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물건을 구분하지 못하는 영아기에 발생하는 것은 이식증이 아닐 수 있다.

이식증은 철분, 아연 등 특정 영양분이 결핍될 때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지만 대체로 정신장애 및 발달장애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정한 신체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식증이 지속되면 영양 상태가 불균형해질 수 있다. 물건에 포함된 화학물질이나 세균 등으로 인해 납중독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도 있으니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사례처럼 성인에게도 나타나지만 보통 어린 아이들이 이식증을 많이 앓는다는 점에서 양육자의 주의 깊은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아이의 심리 상태와 현재 처한 상황, 환경 등을 잘 살피고 안정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며 행동치료를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영양 결핍이나 합병증이 발생했을 땐 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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