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소울 디바의 목소리 앗아간 ALS란?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사진=로버타 플랙 챕터 투 앨범 표지]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즈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으로 유명한 가수 로버타 플랙이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N은 14일(현지시간) 그래미상 수상자이자, 1970년대 흑인 소울 디바 중 하나로 꼽혔던 플랙이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플랙의 대변인은 진행성 질환인 플랙이 ALS로 인해 더 이상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며, 말하기도 쉽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플랙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ALS가 플랙을 좌절시키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CNN은 “플랙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며, 해당 작품은 내년 1월 미국의 PBS 텔레비전에서 방영될 예정이다”면서 “85세가 된 플랙은 1월에 아동 도서도 출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플랙은 1970년대에 여러 번 1위 히트곡을 발표했다. 제작한 스튜디오 음반만 해도 20장에 달한다. 1970년대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 유어 페이스’(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와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하지 송’으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2년 연속 거머쥔 최초의 가수가 되기도 했다.

ALS는 근육 약화, 어눌한 말, 삼키기 어려움으로 시작해 나중엔 호흡을 할 수 없어 죽음을 맞게되는 치명적인 진행성 질환이다.

운동신경세포병(MND)의 하나인 ALS는 근육과 연결되는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점진적으로 파괴해 서서히 사지가 쇠약해지고 위축된다. 병이 진행되면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희소성 질환이다. 일 년에 10만 명당 약 1~2명에게서 루게릭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은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1.4~2.5배 정도 더 발병률이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10만 명 중 5~10명이 이 병으로 고통받는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ALS 치료제로 릴루졸(riluzole)과 에다라본(edaravone)을 승인했지만 두 약물 모두 질병의 진행을 아주 조금 늦춰주는 것에 불과하다.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과 환경적 요소 등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와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만큼 예방법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건강 전문 웹진 헬스데이는 지난달 금속과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중화학 업종, 특히 제조, 용접, 화학 작업 종사자가 ALS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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