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몸 떨림’….이 병의 정체는?

파킨슨병, 40~50대도 많아...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 등

한 해 파킨슨병 환자가 11만명 넘게 발생하고 여성이 1.5배 많다. [사진=게티이미지]

갱년기는 여성 건강의 분수령이다. 혈관 등 몸을 보호하던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점차 사라지면서 여러 질병이 나타난다.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몸의 마비가 오는 뇌졸중(뇌경색-뇌출혈)도 그 중 하나다. 뇌졸중처럼 삶을 힘들게 하는 병이 있다. 몸이 떨리고 경직되어 동작도 느리다. 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일찍 끊어지면… 파킨슨병 위험 높아질 가능성

미국 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일찍 끊어지면 파킨슨병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에스트로겐이 파킨슨병과 관련된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양 등의 이유로 양쪽 난소가 모두 폐경 전에 제거되면 에스트로겐이 갑자기 감소한다. 난소는 여성 체내에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는 주요 호르몬 공급원이다. 그러나 나이가 더 들었을 때 난소 절제 수술을 받은 여성은 파킨슨병 위험이 커지지 않았다.

◆ 파킨슨병, 40~50대도 많아… 증상은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 등

파킨슨병의 주요 4대 증상은 몸의 떨림, 경직, 움직임 느림, 자세 불안정 등이다. 떨림은 움직일 때보다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나고 손과 다리 어느 한쪽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비벼 마치 환약을 뭉치는 것 같은 동작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관절을 구부리고 펼 때 뻣뻣하고 몸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파킨슨병은 노년층 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 특히 40~50대에도 많이 발생한다. 유전적인 요소도 일부 작용한다.

◆ 한 해 파킨슨병 진료 11만명 넘어… 여자가 남자 1.5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파킨슨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1만 1311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자 환자가 남자보다 1.5배 더 많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없어지는 게 원인이다. 한꺼번에 모든 도파민 세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차 진행되어 50~70% 정도까지 없어지면 몸 떨림 등 증상이 나타난다.

◆ 파킨슨병, 어떻게 치료하나?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혈액검사나 뇌 영상검사는 없다. 뇌 조직검사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과 레비소체(신경세포 내에서 발달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집합체)가 확인되어야 파킨슨병으로 확진할 수 있다. 아직 파킨슨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늦추는 확실한 효과가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은 없지만, 전문의에게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일찍 발견하는 방법은?

냄새를 잘 못 맡는 후각기능 저하나 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파킨슨병의 본격적인 증상이 시작되기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병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무엇일까? 잠을 자는 데도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이 낮아지지 않아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증상, 즉 소리를 지르거나 발로 차거나 주먹을 휘두르는 등의 증세를 보인다. 이런 행동이 자주 있으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병원 신경과를 찾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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