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장 국감 발언 여파…의약단체 대립으로 격화

약사출신 의원-식약처장 국정감사 질의 응답이후 의약단체 찬반 성명 잇따라

약사출신 서영석 국회의원과 오유경 식약처장의 성분면 처방을 질의 응답의 여파가 의약단체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서영석 국회의원의 성분명 처방 도입 관련 질의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적극 동의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의약단체 간 갈등으로 비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 의약품 품절 사태를 지적하면서 복지부 장관에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한 의약품으로 대체 조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 성분 조제뿐만 아니고 성분명 처방에 대해서도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제도적으로 정착을 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장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감염병, 특별한 위기 시대에 약품의 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종 대책을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고 답변했다.

또 서 의원은 식약처장에게 “성분명 처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함께 대안은 마련해 갔으면 좋겠다”며 의견을 물었고, 오유경 처장은 “적극 동의합니다”라고 말했다. 오 처장의 발언은 성분명 처방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다.

서 의원은 성균관대 약대 출신으로 경기 부천시약사회장을 지냈다. 오 처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보령제약, SK케미칼 등을 거쳐 차의과대, 고려대, 서울대 약대 교수 및 학장 등을 지냈다.

약사 출신 국회의원과 식약처장의 성분명 처방에 대한 질의 응답은 약사 편을 든다는 인상을 풍기는 요인이 됐다. 그동안 약사단체들을 성분명 처방을 줄기차게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성분명 처방을 할 경우 약품 선택권을 지니게 된다. 반면, 의사들은 약품 선택권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현재는 의사들이 약품명으로 처방을 하면 약사들은 이에 따라 조제를 하고, 불가피할 경우 의사의 동의를 얻어 동일 성분의 의약품으로 대체 조제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24일 성명을 내고 ‘오유경 처장은 약사 이익을 대변하는 자’라고 비판했고, 전국의사총연맹은 25일 ‘약사출신 의원과 식약처장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성명을 내는 등 성분명 처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약사단체들은 성분명 처방 도입에 찬성하는 주장을 내놓으며 반격하고 있다. 서울시약사회는 25일 “의사들이 돈의 권력을 놓기 싫어서 생떼를 쓰고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의사단체의 성분명 처방 도입 반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식품 등의 인허가와 안전관리를 하는 담당하는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이다. 성분명 처방 등 보건의료정책은 보건복지부에서 담당한다.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한 내용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는 오유경 처장의 발언이 ‘정책영역을 침범하는 월권행위’라는 지적과 비판을 받게 되는 이유이다.

성분명 처방은 의약계의 민감한 사안이다.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 이후 의약단체는 성분명 처방 도입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대립 갈등하고 있다. 의사들은 복제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오리지널 의약품 중심의 약품명 처방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회는 복제약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을 인정받았다며 성분명 처방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약사단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약사회에 우호적이거나 약사 출신인 의원을 통해 정부에 성분명 처방 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혀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그동안 정부는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이번 오 처장의 발언처럼 ‘동의한다’는  식의  답변은 피해 왔다. 의약단체 간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 처장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의약단체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양상이다. 이 사안에 대해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입장을 밟히지 않은 상태에서 논란이 증폭되지 않기만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최승식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s://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함께 볼 만한 뉴스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