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황반변성 환자 2천만 명?…충격적 숫자

전체 인구 유병률 5.9% 추산…국내에도 ‘숨은’ 환자 상당히 많을 듯

미국의 초기 및 말기 황반변성 환자가 뜻밖에 너무 많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인만큼 국내에서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체 미국인(약 3억 3829만 명) 가운데 약 1983만 명이 초기 및 말기 단계의 노인성 황반변성(연령 관련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대 전국여론조사연구소(NORC)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19년 기준 40세 이상인 약 1834만명이 초기 황반변성(유병률 11.64%)을 앓고 있고, 약 149만명이 말기 황반변성(유병률 0.94%)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종전 추정치와 비교할 때 말기 단계 환자의 유병률은 거의 비슷하나, 초기 단계 환자의 유병률은 충격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에 의하면 미국 황반변성 유병률 추정치는 2008년 이후 10년 이상 산출되지 않았다. 황반변성 환자가 최근 많이 발견되고 있다. 눈부시게 발전한 조기 진단 기법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시카고대 데이비드 레인 박사(NORC 공중보건 분석 프로그램 책임자)는 “50세 이상은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아 황반변성과 기타 안과 질환의 초기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특히 가족 중에 황반변성 환자가 있다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데이터의 한계로 추정치에 일정 부분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반변성은 주요 실명 원인 가운데 하나다. 망막의 중심 부위로 안구의 신경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이 병리학적, 해부학적으로 퇴화하는 병이다. 미국 국립안과연구소(NEI)에 의하면 황반변성은 황반이 얇아지는 건성 황반변성, 시력 상실을 더 빨리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습성 황반변성은 눈 뒤쪽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 황반을 손상시킨다.

초기 단계의 건성 황반변성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중간 단계로 접어들면 시력이 약간 흐릿해진다. 후기 단계로 넘어가면 직선이 물결 모양으로 보일 수 있고, 시야의 중심이 흐릴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비타민과 영양소를 치료에 쓰고 있을 뿐이다. 습성 황반변성에 대한 치료법은 있다.

연구팀은 황반변성의 유병률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 커뮤니티 설문조사(2019년), 미국건강영양조사 설문조사(2005~2008년),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 데이터(2018년), 2004-2004년 인구 기반 연구 데이터(2004~2016년) 등을 활용했다. 추산된 유병률은 나이, 인종, 민족,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미국안과학회 임상 대변인이자 인디애나대 의대 부교수인 라지 마츄리 박사(안과)는 “초기 단계의 황반변성 사례를 추산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약 15개 제약회사가 다양한 개발 단계의 황반변성 치료 약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반변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 규칙적인 운동, 정상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의 유지, 건강에 좋은 음식(특히 잎이 많은 녹색 채소와 생선)의 섭취 등이 필요하다. 비타민E, 아연, 구리, 루테인, 제아잔틴 등 성분이 들어 있는 항산화제의 복용도 권장한다고 마츄리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 결과(Prevalence of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in the US in 2019)는 ≪미국의사협회 안과학 저널(JAMA Ophthalmology≫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황반변성 환자(진료 기준)도 2017년 16만6007명에서 2021년 38만1854명으로 약 2.3배 늘어났다. 환자 가운데 83%는 60대 이상이다. 미국의 유병률(약 5.9%)을 우리나라(인구 약 5163만명)에 적용할 경우 초기 및 말기 황반변성 환자는 약 305만명으로 추산된다. 여러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꽤 많은 황반변성 환자가 자신도 모른 채 실명 위험을 안고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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