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잘 안 되는 우울증, 마법버섯으로 개선 (연구)

마법버섯에 든 '실로시빈'의 우울증 치료 가능성 확인

환각 유발 물질을 함유한 마법버섯이 우울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Yarygin/게티이미지뱅크]
환각물질이 든 버섯인 ‘마법버섯(magic mushroom)’이 치료 저항성이 있는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데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정신건강케어기업인 컴패스 패스웨이(COMPASS Pathways)와 킹스 칼리지 런던이 수행한 임상시험 결과다. 공동 연구팀은 최소 두 개의 항우울제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 223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임상참여자들은 심리치료를 받았고, 이와 함께 마법버섯에 든 환각 유발 물질인 ‘실로시빈’을 투여 받았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1mg, 10mg, 25mg의 실로시빈 단독 투여를 시행했다. 이 물질은 감정을 처리하는 뇌 부위를 타깃으로 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참여자들은 투여 후 4~6시간 사이에 비몽사몽한 상태에 진입했다. 또, 25mg의 실로시빈을 투여 받은 환자는 그보다 낮은 용량의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치료 3주 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우울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 25mg 투여군의 29%는 표준화된 우울증 척도에서 ‘완화’를 달성했다.

이번 연구의 한계도 있다. 각 그룹별로 환자들의 우울증 수준에 차이가 있었다. 25mg 투여군 중 3명은 치료 후 12주 내에 자살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현재는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및 거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이르면 2024년 말 공개될 예정이다.

대마초나 마법버섯 등에서 유래하는 정신활성 성분은 정신건강 연구자들의 관심 물질이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러한 연구가 마약물질의 사용을 장려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법버섯은 그 자체로 중독성과 위험성이 매우 크지는 않으나, 보다 강한 마약으로 넘어가는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절대 함부로 복용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국내에서는 마법버섯 유통, 소지, 사용 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0대 청소년이 환각버섯 포자를 길러 판매했다가 적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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