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늙음이 좋은 이유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 중 ‘늙음의 미학’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점점 쇠약해져 불편하고 고통이 따르기도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 늙어간다는 것이 축복이 될 수도 있다.
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활동적인 삶을 살며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확률이 커진다. 늙음을 ‘벌’로 여기는 사람들은 인생의 말년을 힘겹게 보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에 의해 밝혀진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좋은 일’에 대해 알아봤다.
◇실질적인 지식과 경험이 쌓인다
중, 장년기를 황금기라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그동안 배운 것을 잘 활용한다. 결정성 지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결정성 지능은 자신이 경험한 지식과 문제 해결 방법이다. 결정성 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향상된다.
◇마음이 넓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하고 화를 덜 내는 경향이 있다. 성질도 느긋해진다. 과학자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지만, 몇 가지 이론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세월과 함께 감정을 조절하는데 능숙해지고 삶의 중요한 측면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린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동료들과 더 잘 지내는데 도움이 된다.
◇아침형 인간이 된다
60 대에는 아침형 인간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수면 패턴은 나이가 들면서 바뀔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 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65 세 이상의 사람들은 밤에 잠에서 깨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규칙적으로 숙면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이 사라진다
70 대에는 편두통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70 세 이상 여성의 10%, 남성의 5%만이 편두통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더 좋은 소식은 편두통이 있던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면 두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편두통은 통증 없이 시각 또는 감각 장애 증상만 나타난다.
◇즐기면서 일할 수 있다
은퇴시기를 지난 뒤에도 일을 할 수 있다면 건강을 위해서도 계속 하는 게 좋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 들어서도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서 일을 할 때는 월급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동료, 친구와 함께 즐기듯 일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미국 심리학협회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와 노인들은 젊은 세대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과 돈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 10 명 중 9 명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해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적 만족도가 향상된다
나이든 여성들은 젊었을 때보다 성관계를 덜 자주하게 되지만 분명한 것은 이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40 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이가 들수록 성적 만족도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0 세 이상의 여성들은 55~79 세 사이의 여성들보다 성관계 중에 만족한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정치 영향력이 커진다
60 세 이상의 나이 든 사람들은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투표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주제인 노인의료보험, 사회보장, 그리고 건강관리 등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