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물’ 소리만으로도 정신 건강 좋아져 (연구)

우울증환자를 운동하게 하는 것보다 새소리 듣게 하는 것이 쉬워

새를 보거나 들었을 때 정신 건강 점수가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일상에서 새소리를 자주 듣고 새를 자주 접하면 정신건강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KC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공원이나 운하 등 조류 생물이 풍부한 장소 방문이 정신 건강 치료를 위해 의사들의 처방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류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도시, 교외, 농촌 지역의 환경을  잘 보호하고 생물 다양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어반 마인드’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영국, 유럽, 미국, 중국, 호주에 사는 1292명의 참가자가 새들과 마주치는 경험을 추적했다. 2주간에 걸쳐 그들이 행복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나무를 볼 수 있는지, 새를 보거나 들을 수 있는지, 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새를 보거나 들었을 때 참가자들의 평균 정신 건강 점수가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여기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사람까지 포함됐다. 이러한 유익한 효과는 새와 접한 순간이 지난 뒤에도 한동안 지속됐다. 새를 보거나 새소리를 듣지 못한 참가자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정신적 안정을 보였다.

참가자들이 새를 접하지 못하고 나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조류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인과 관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 중 한 명인 KCL의 안드레아 메첼리 교수(정신건강)는 “우리는 조류 생물이 살 수있는  도시환경을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면서 “건강한 개체 수를 늘리려면 식물도 필요하고 나무도 필요하며 도시 내 전체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류와 접촉했을 때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운동이 모든 사람의 기분을 나아지게 하더라도 우울증 환자가 운동하게 만드는 것은 엄청나게 힘들지만 이들이 새와 자주 접촉하게 하는 것은 훨씬 쉽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위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 노마드 프로젝트의 예술가 마이클 스마이트는 “부유한 지역에 비해 빈곤 지역에 녹지가 적다”면서 “이번 연구는 자연에 대한 접근권과 건강 불평등 간의 연관 관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왕립조류보호협회의 새 노래 소리(Birdsong) 안내 책자를 쓴 애드라이언 토마스는 “새의 노래 소리는 인간의 삶의 자연스러운 사운드 트랙이었기에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며 “새 소리는 봄과 갱신, 그리고 다가오는 좋은 시기와 연관되어 있어 우리가 자연이 침묵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의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20207-6)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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