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교정 치료법, 루게릭병에 효과 보여”

환자의 조절 T세포를 추출해 4주간 실험실 배양하고 재주입하는 방식

ALS는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죽이는 희귀 질환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의 면역세포를 분리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뒤 환자 몸에 재주입해 증세를 완화시키는 소규모 임상시험이 효과를 보였다. 최근 《신경학: 신경면역학과 신경염증》에 발표된 미국 휴스턴감리교신경학연구소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ALS는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죽이는 희귀 질환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움직이고, 말하고, 먹고, 숨 쉬는 능력을 빼앗는다. 치료법이 없어  ALS에 걸린 사람은 일반적으로 3~5년 이내에 호흡부전으로 사망한다. 1941년 미국 메이저리그의 강타자였던 루 게릭이 이 병에 걸려 요절한 이후 그의 이름을 딴 병명으로 유명해졌다.

연구진은 ALS 환자의 조절 T세포(Treg)에 초점을 맞췄다. 조절 T세포는 보통 신체의 과도한 염증을 억제하는 것을 돕는 면역세포의 한 종류이다. ALS이 발병하면 조절 T세포가 그 기능을 잃게 되고 그로 인해 ALS 진행이 가속화된다.

연구진은 ALS 초기 단계에서 조절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ALS 환자의 혈액에서 조절 T세포를 추출해 몇 주 동안 실험실에서 키운 다음 환자 몸에 재주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휴스턴감리교신경학연구소의 신경과 전문의인 제이슨 쏜호프 박사는 “재주입된 조절 T세포가 아무런 문제없이 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ALS를 표시하는 독성 염증에 조절 T세포가 희생되지 않도록 구해내는 것이 기능회복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실험실에서 세포 확장으로 염증억제 능력이 향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3명의 환자 대상 이전 연구에서 이 방법이 안전하고 환자 몸의 염증 표시를 줄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주에 한 번씩 해당 치료법을 적용하거나 위약 주사를 맞게 한 뒤 비교했다. 또 그 이후엔 6명의 환자와 2명의 추가 환자에게 매달 조절 T세포 주사를 알려주고 주사하는 공개 연구를 6개월 추가 진행했다.

이 치료법에는 천연 면역계 단백질의 합성 형태인 IL-2라는 약물의 피부주사도 포함됐다. 환자들은 일주일에 3번 IL-2 주사를 맞았다.

그 결과 해당 치료법이 안전하다는 게 증명됐다. 또 혈액검사 결과 염증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능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비영리 ALS 협회의 쿨딥 데이브 수석부회장은 “이번 연구는 조절 T세포 주사법이 실현 가능하고 어느 정도 효험이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 방식이 과연 ALS 진행을 늦추는지 여부이다. 1년 이상 추적 관찰된 8명의 환자 중 6명은 진행이 더디거나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데이브 부회장은 환자 그룹이 너무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쏜호프 박사도 이에 동의하면서도 6명의 환자들에게서 발견된 결과에 동료들이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도 ALS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쏜호프 박사는 환자의 증상 진행을 안정시키고 그들의 수명을 개선하고 연장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데이브 부회장은 그 치료법이 ALS 진행을 악화시킨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유해한 영향이 없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SLA 약물은 3종류가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중 지난달 승인을 받은 렐리브리오(Lelyvrio)는 환자의 수명을 약 5개월 연장할 수 있다는 소규모 임상시험만으로 승인됐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nn.neurology.org/content/9/6/e20001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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