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도 나선 이중특이항체, 국내 바이오기업 개발 수준은?

전세계 이중항체 6개...살상효과·내성 효과적, 허가기준 입증 숙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전성과 비용절감 효과를 바탕으로 이중특이항체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중특이항체는 동시에 2개의 다른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 치료제를 말한다. 지난 2015년 처음 출시된 이후 다양한 항암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이 잇따르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국내 기업들은 임상 초기단계에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표한 ‘이중특이항체 개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승인된 이중항체는 총 6개다. 블린사이토, 헴리브라, 리브레반트, 바비스모 등 4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룬수미오와 테크베일리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한 이중특이항체다. FDA 허가를 받은 최초 이중특이항체 약물인 블린사이토는 T세포를 통해 백혈병 세포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후 선천성 VIII인자 결핍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헴리브라는 2017년 FDA 승인, 이듬해 EMA 승인을 받았다.

이중특이항체 시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21% 성장률을 보였다. 단시간 내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흥미로운 접근 방식 중에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향후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이중특이항체 수는 2028년까지 1.5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특이항체 개발이 활발한 이유는 기존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와 비교해 항원 결합부분을 추가로 가지고 있어 치료적 효과성, 안전성 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중특이항체는 면역세포를 통한 암세포 살상 효과가 뛰어나고, 약물 내성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 특이성과 표적 능력이 향상돼 표적 외에 독성이 감소하고 높은 조직 침투율, 살상 효율 등으로 치료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중에선 화이자가 다발성 골수종 치료를 위한 이중특이항체 ‘엘라나타맙(Elranatamab)’을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용 B세포 성숙항원 CD3표적 이중특이성 항체로 두 항원에 대한 결합 친화도가 최적화되어 강력한 T세포를 매개로 항골수종 활성을 이끌어내도록 작용한다. 초기 효능 결과에서 객관적 반응률이 60.6%를 달성했다.

로슈는 ‘글로피타맙(Glofitamab)’ 임상 3상에 있다. B세포 표면의 CD20과 T세포 표면의 CD3을 표적으로 하도록 설계된 이중특이항체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인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난치성이 높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가 포함된 임상 2상 확장 연구에선 12개월 이상 중앙값 추적 조사결과 환자의 39.4%가 완전관해(종양소멸)를 달성했다. EMA 승인 자료를 제출했으며 연내 FDA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애브비도 T세포의 CD3와 B세포의 CD20에 동시에 결합하고, CD20+ 세포의 T세포 매개 사멸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이중특이항체 ‘엡코리타맙(Epcoritamab)’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연내 EMA 조건부 판매허가 신청서 제출을 예정하고 있다.

국내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난치질환 치료를 위한 3가지 이중항체 플랫폼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이중항체 플랫폼(Grabody-B)을 적용한 ‘ABL301’이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최근 사노피와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이달 FDA에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앱클론은 어피맵(AffiMab) 플랫폼 기술을 통해 개발한 ‘AM105’ 비임상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 T세포의 CD137과 대장암의 질환 단백질인 EGFR을 동시에 타겟해 결합하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EGFR이 과발현되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중특이항체도 신약과 같이 허가 프로세스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선발주자일 경우 기존 허가 심사기준에 맞춰 안전성과 효과성을 새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협회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가장 우선시 해야할 요소는 경쟁 항체물질 대비 차별화된 기술”이라며 “독보적인 파이프라인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질환 치료에 맞는 항원 타겟조합과 치료 효능을 높이기 위한 항체 포맷연구 등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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