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베이비, 언어 및 행동 발달 늦어(연구)

마스크 써서 사람 얼굴 볼 수 없는 탓

코로나 팬데믹 기간의 봉쇄조치와 마스크 착용으로 이때 태어난 아이들의 얼굴 인식 및 언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팬데믹 기간의 봉쇄조치와 마스크 의무 착용이 아이들의 발달을 저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격리로 인해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적어지고, 마스크 착용으로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나 입 모양을 볼 수 없었던 것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아일랜드 왕립외과대학(Royal College of Surgeons in Ireland) 연구진은 2020년 3월에서 5월 사이에 태어난 아기 309명을 조사했다. 그 해 아일랜드에는 5개월 동안 봉쇄조치가 내려졌고, 나머지 기간에도 대부분 엄격한 제한 조치가 시행되었다.

아기가 만 한 살이 된 뒤 부모들은 10개 항목의 발달 사항에 관한 설문을 작성했다. 설문에는 아기가 명확하게 한 단어를 말할 수 있는지,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는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할 수 있는지, 엄지와 검지로 작은 물건을 집을 수 있는지, 혼자 일어설 수 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그 결과를 2008년에서 2011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 2000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봉쇄조치가 시행되던 시기에 태어난 아기들은 만 한 살 때까지 명확하게 단어를 말할 가능성이 14% 더 낮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할 수 있을 확률은 9%, 헤어질 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할 수 있는 확률은 6% 낮았다. 한 살이 될 때까지 기어다니는 확률은 7% 높았다.

말할 때 얼굴 표정과 입 모양을 보는 건 아기가 언어 감각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아기는 새로운 물건을 접하면 흥미를 보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 외의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었고, 마스크 때문에 사람들이 말할 때 얼굴 표정이나 입 모양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측했다. 또 외출하기보다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에 기어다니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았다.

단,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봉쇄조치와 발달 지연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또 부모의 기억에 의존해 자료를 수집한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과 분야 의학 저널 ‘소아 질환 기록(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Social communication skill attainment in babies born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 birth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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