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전신경화증에도 효과”

초기 환자 15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약효 확인

전신경화증은 결합조직 성분 중 콜라겐이 과다하게 생성되고 축적돼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내부 장기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류마티스 관절염(RA) 치료제가 난치성 질환인 전신경화증에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임상학회(ASCI) 학회지 중 하나인《JCI 인사이트(JCI Insight)》에 발표된 미국 미시건대와 피츠버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전신경화증은 결합조직 성분 중 콜라겐이 과다하게 생성되고 축적돼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내부 장기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강피증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현재까지 없다. 미국의 전신경화증 환자는 약 10만 명 정도 되며 대부분 여자들이다.

화이자가 개발한 토파시티닙(tofacitinib‧제품명 젤잔즈‧Xeljanz)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인 RA치료제로 개발됐다. 염증반응신호를 보내는 잭(JAK)이라는 효소를 억제시키는 ‘잭억제제’의 하나로 코로나19, 궤양성대장염, 탈모증 등 다양한 증세에 효험을 보인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약물이 자가면역질환인 전신경화증에 효과가 있는지 보기 위해 전신경화증 초기 환자 15명 대상의 소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24주 동안 환자 중 10명은 하루에 두 번 5mg의 토파시티닙을 투여 받았고 나머지 5명은 위약을 투여 받았다.

연구진은 토파시티닙이 투여된 10명의 환자에게서 피부경화 정도를 특정하는 ‘로드넌 피부점수(mRSS)’가 좋아졌으며 다른 지표도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위약군의 환자에 대해서도 실험이 끝난 뒤 약을 투여한 결과 24주 동안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토파시티닙은 결합 조직과 피부세포(섬유아세포 및 각질세포) 형성을 돕는 세포를 억제하지만 면역 체계에 필수적인 백혈구인 T세포에는 최소한의 영향만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 제1저자인 미시건의대 전신경화증 프로그램 책임자인 디네시 칸나 교수(류머티스내과)는 “이 약이 전신경화증 치료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기쁘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의 혁신성은 단일세포 기술의 사용에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시작할 때와 6주 뒤에 생체검사를 받았다. 이때 연구진은 ‘단일세포 리보핵산 염기서열 분석(single-cell RNA sequencing)’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토피시티닙이 피부세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공동저자인 미시간대 요한 구드존슨 교수(피부과)는 “이 연구는 단일세포 RNA 염기서열분석이 질병상태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또 피부의 다양한 세포집단이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질병기전 해결에 도움이 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처럼 기존에 존재하던 약물이 종전에 사용되지 않던 질병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혀내는데 단일세포 염기서열 분석이 매우 효과적임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insight.jci.org/articles/view/159566)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