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슴이 졸리게 만든다

옥시토신과 프로락틴 분비 증가가 원인

침대보를 움켜쥔 여성의 손
성관계가 호르몬을 분비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걸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관계를 하거나 육체적 친밀감을 느끼면, 더 빨리 잠들고,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고 미국의 카이저 퍼머넌트 호흡기내과 및 수면 의학 책임자인 샤논 메이카우 박사가 말했다. 오르가슴을 느끼면 졸음을 유발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바로 옥시토신과 프로락틴이다.

메이카우 박사는 “흔히 사랑 호르몬으로 알고 있는 옥시토신은 유대감과 애정을 늘리고, 편안하게 할 뿐 아니라 푹 자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옥시토신과 수면 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2017년 11월 ‘미국 생리학 저널- 폐 세포 및 분자 생리학’에 발표된 연구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하면 수면 시간이 늘고 만족도가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로락틴은 수면 중에 늘어나는 또 다른 호르몬이다. 메이카우 박사는 “프로락틴 수치는 성관계 중에 높아지고 오르가슴 이후에 두드러지게 상승하는데, 이에 따라 성관계 후에 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오르가슴에 도달한 지 한 시간 후에 프로락틴 수치가 현저하게 늘어났다. 메이카우 박사는 “프로락틴 수치와 여성의 에스트로겐 수치가 늘어나면 렘수면을 촉진해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향상된다”라고 말했다.

메이카우 박사는 “이러한 호르몬 반응은 단순한 성행위로 인한 게 아니라 오르가슴을 달성한 결과로 보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로스 박사는 “자위행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든, 파트너와 함께 도달하든 상관없이 호르몬 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섹스와 수면의 관계

2019년 3월 ‘프론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발표된 한 연구는 성적 활동과 수면의 질, 그리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익명의 성인 778명이 온라인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연구원들은 응답자의 71%가 성관계 후 수면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말했고 62%는 성관계 후에 더 빨리 잠들었다고 보고했다. 자위행위로 인해 수면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응답은 48%, 잠드는 시간이 줄었다는 응답은 45%였다. 메이카우 박사는 “파트너와의 성관계는 애정과 친밀감을 돈독히 해 수면의 질을 높이고 호르몬 효과를 크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섯 시간보다 적게 자면, 테스토스테론 수치 낮아진다

JFK대학 의학센터 수면전문가인 폴로스 박사는 “성관계는 수면을 촉진할 뿐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한다”고 말했다. 또 잠을 충분하게 자지 못하면 성에 대한 욕망과 흥미, 에너지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로스 박사는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성욕이 감소하거나 발기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에너지가 낮아지며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전의 연구는 하룻밤에 5시간 미만으로 잠을 잔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더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다른 연구는 충분한 수면이 규칙적으로 성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줬다. 수면 시간이 긴 여성 171명이 더 강한 성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밤에 잠을 한 시간 동안 더 자면 다음 날 성욕이 증가하고 성감이 좋아져 성관계를 하는 비율이 14%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과 섹스는 연관되어 있다. 메이카우 박사는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밤 7시간에서 9시간을 규칙적으로 잘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국립수면재단’의 성인 권장 수면 시간과 일치한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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