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너 있다” 곰팡이와 암의 상관관계 발견

특정 암이 특정 곰팡이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 발표

암세포에서는 특정 박테리아와 진균이 공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몇 년간 암과 박테리아가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이번엔 암이 유형별로 특정 곰팡이(진균)와 결합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따라서 해당 진균을 통해 암을 진단하거나 그 진로를 예측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세계적 학술지 《셀》에 발표된 두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보도한 내용이다.

이스라엘 바이즈만과학연구소의 리안 나룬스키 하지자 연구원과 동료들은 35가지 유형의 암을 대표하는 1만7000개 이상의 조직과 혈액 샘플 속에 있는 단세포 진균을 분류했다. 예상대로 모든 종양에는 효모를 포함한 여러 종의 진균이 존재했으나 암의 유형에 따라 일부 진균은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췌장암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말라세지아 글로보사’라는 진균이 유방암의 생존율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진균과 박테리아는 공유 자원을 놓고 경쟁한다. 그러나 암세포에서는 특정 박테리아와 진균이 공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암이 진균과 박테리아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풀이될 수도 있다.

두 번째 논문에서 미국 웨일 코넬 의대의 일리안 일리에프 교수(면역학) 연구진은 위암, 폐암, 유방암에서 각각 칸디다, 블라스토미세스, 말라세지아 진균이 주로 발견된다고 밝혔다. 또 위암 종양에서 칸디다균의 수치가 높을수록 염증을 촉진하는 유전자 활동이 많아지고 암전이율이 높아지며 생존율이 낮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암 종양에서 곰팡이를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곰팡이-암 연관성을 연구한 뉴욕대의 디팍 색세나 교수(미생물학)는 설명했다. 표본에 따라서는 종양세포 1만 개당 균세포가 1개 정도밖에 없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수많은 곰팡이 종이 널리 퍼져있어서 쉽게 샘플오염이 발생한다고 일리예프 교수는 밝혔다. 다시 말해 특정 암과 관련된 곰팡이 DNA 추출이 현재까지는 섬세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두 연구진 모두 대부분의 조직과 혈액 샘플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얻었기에 곰팡이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샘플을 수집하지 않았다고 미국 스탠퍼드대의 에이미 바트 교수는 지적했다. 연구진은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에서 잠재적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방법을 개발했지만 바트 교수는 멸균 환경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과 곰팡이 사이의 연관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연구다. 하지만 곰팡이가 염증을 유발함으로써 암의 진행에 기여할 수 있는지 또는 진행 중인 암이 곰팡이가 살기 좋은 거주 환경을 조성하는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색세나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암 유전학자인 캐리스 엥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종류의 암을 조사하고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와 동물 모델을 사용하여 이 곰팡이가 건강한 세포를 암세포로 전환시키는 것을 종용하는지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암조직에서 곰팡이의 역할을 더 완전히 이해하게 되면 곰팡이 개체수를 조절하는 치료제나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발이 가능해져 암 진행을 멈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가 어떻게 상호 작용하고 암에 기여하는지를 하나로 묶는 것도 중요하다고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인 나딤 아자미는 강조했다. “박테리아나 곰팡이에 대해서만 생각할 때, 우리는 그들이 같은 환경 안에서 살고 있음을 잊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의 생태계 속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연구진의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2)01127-8?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0092867422011278%3Fshowall%3Dtrue#%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연구진의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2)01173-4?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0092867422011734%3Fshowall%3Dtrue#%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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