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루게릭병 위험 높은 직업군

금속과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제조, 용접, 화학업종 유의해야

제조업과 용접업 종사자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속과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중화학 업종에서도 특히 제조, 용접, 화학 작업 종사자가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직업환경보건학회지(International Archive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에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운동신경세포병(MND)의 하나로 루게릭병으로도 불리는 ALS는 근육과 연결되는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를 점진적으로 파괴해 근육을 약화시키고, 굳어지게 하고, 무용지물로 만드는 파괴적인 희귀병이다. ALS 환자의 혈액에서는 살충제와 발암성 화합물이 높은 수준으로 발견된다.

연구진은 ALS 환자 381명과 대조군 272명을 상대로 가장 최근의 직업과 가장 오랫동안 했던 직업 4종을 토대로 그들이 어떤 작업 환경에 노출됐는지 분석했다. ALS 환자들은 직업상 진단 전에 금속, 미립자 물질, 휘발성 유기 화합물 및 연소 오염 물질에 노출된 정도가 높았다. 제조업과 용접업 종사자의 ALS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금속에 대한 노출은 ALS위험과 관련성이 가장 높았다. 강철 또는 용접 연기에 노출된 경우가 가장 흔했다. 연구진은 특히 금속 노출도가 높은 제조업과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실리카와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과 미립자에 노출될 경우 위험도가 높다고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프랜저 ALS 클리닉 원장 겸 미시간대 ALS 우수센터의 부원장인 스티브 구트만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특정 직업 환경과 노출이 ALS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ALS가 발병한 근로자 중 일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추신경계 손상을 가져올 금속과 다른 화학물질의 혼합물에 노출되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LS는 근육 약화, 어눌한 말, 삼키기 어려움으로 시작해 나중엔 호흡을 할 수 없어 죽음을 맞게되는 치명적인 진행성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10만 명 중 5~10명이 이 병으로 고통 받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ALS 치료제로 릴루졸(riluzole)과 에다라본(edaravone)을 승인했지만 두 약물 모두 질병의 진행을 아주 조금 늦춰주는 것에 불과하다.

연구 책임자인 미시간대 ALS 우수 센터의 에바 펠드만 센터장은 “30년간 ALS 환자를 돌봐왔지만 ALS는 효과적 치료법이 없다”면서 “이번 연구는 애초에 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위험요소를 미리 식별해 차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00420-022-01874-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