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모기 기승…모기가 끌리는 냄새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한 2-케토글루타르산과 젖산 냄새에 반응

모기는 사람의 체취를 맡는 후각이 발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라는 속담도 이제 옛말이 된 듯 가을 모기가 기승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8월에는 모기 수가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9월에 모기가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모기의 활동 시기 자체도 가을로 이동하고 있다. 모기의 적정 활동 온도가 27도이기 때문이다. 기온이 32도를 넘어서면 모기의 활동성이 낮아지고 수명이 짧아진다.

모기는 사람의 체취를 맡는 후각이 발달했다. 어떤 냄새에 반응하는 걸까? 사람 피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정 화학적 혼합물에 반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UC리버사이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의 한 명인 해충방제 회사 프로비비의 잔 벨로 연구원은 유리구슬을 채운 양말을 신고 4시간여를 돌아다녔다. 유리구슬에 묻은 땀에서 화학 물질을 분리한 다음 이 물질에 대한 모기의 반응을 관찰했다. 모기는 황열병과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가 선택됐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와 2개의 화학물질이 조합된 경우 이집트숲모기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화학물질은 2-케토글루타르산과 젖산이었다. 이집트숲모기는 이 화학 칵테일의 냄새로 희생자를 탐지하고 피를 찾아내기 위한 탐사활동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책임자인 UC리버사이드의 링 카르데 교수(곤충학)는 “모기를 유인하는 화합물을 알아낸 다른 연구도 있지만 그 대다수는 강하고 빠른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반면 우리가 발견한 화학물질은 다르다”고 말했다.

모기가 피를 빨 사람을 물색할 때 피부 냄새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밖에 시각, 온도, 습도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르데 교수는 “우리는 모기가 시각, 온도, 습도에 상관없이 이 2가지 물질의 냄새를 풍기는 표적에 착륙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종전 연구는 모기를 유인하는 화학물질로 이산화탄소와 결합된 젖산과 암모니아를 지목했었다. 카르데 교수는 전형적 연구 방법으로는 2-케토글루타르산에 대한 식별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구슬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벨로 연구원은 “이 화학 물질은 인간의 냄새 프로필의 복잡성과 땀에 존재하는 미량의 화합물 때문에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유리구슬을 활용한 방법으로 다른 모기를 유인하는 화학물질을 추적할 예정이다. 그들은 또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사람들마다 왜 다른 지에 대한 이유도 밝혀낼 예정이다. 카르데 교수는 “모기가 물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데 왜 모기가 그들을 더 선호하는지를 밝혀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정 전염병을 퍼뜨리는 모기를 유인해 격리하고 제거하는 방법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19254-w)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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