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직원 46억 횡령 6개월간 몰랐다, 내 건보료는?

내부의 느슨한 관리 시스템 악용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원이 46억원을 빼돌린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뉴스1]

국민이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를 관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46억 원이 빠져 나갔는 데도 6개월간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다. 그 사이 이 직원은 돈을 빼돌려 가족과 함께 독일로 도피했다.

은퇴자들도 힘들게 내는 건보료를 관리하는 건보공단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크게 일고 있다. 이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뭘 믿고 내 돈 내나,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하면…” “보험료는 꼬박꼬박 올리고…”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건보공단은 23일 오후 “전날 오전 업무 점검 과정에서 21일 진료비 지급보류액이 무단 입금된 사실을 인지했다. 해당 직원을 경찰에 형사 고발하고 계좌를 동결 조치했다”는 보도 참고자료를 냈다. 이 직원의 2021년 1월~2022년 9월 간의 업무 내용을 조사한 결과 6개월 동안 46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횡령 직원은 중간 관리자급 40대 팀장으로 내부의 느슨한 관리 시스템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양병원 등 요양기관이 건보공단에 청구한 의료보험비 중 거짓 청구가 의심돼 일단 지급 보류된 돈을 노렸다. 지급이 보류되어 남아 있는 돈들은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해 윗선 결재를 생략하고 자신의 개인 계좌로 빼돌린 것이다.

횡령액 46억원은 지금까지 건보공단에서 파악한 액수로, 본격 수사에 들어가면 액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해당 직원은 지난주 가족들과의 해외여행을 핑계로 휴가를 내고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이 해외 도피를 철저히 준비했다면 수사는 물론 피해금을 되돌려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자금 횡령은 민간 기업에서 간혹 발생했지만 건보공단 같은 준정부기관에서 46억원 이란 거액 횡령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번 횡령 사건은 건보공단의 근무 기강과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건보공단에서는 언어 희롱·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 성범죄, 금품과 향응 수수 등 직원의 일탈이 잇따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건보료율을 올해 6.99%로 전년 대비 1.89%포인트 인상했고, 내년도 요율도 0.1%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가뜩이나 물가인상 등 경제난으로 힘든 시기에 건보공단의 관리 부실이 드러나자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횡령 사건을 접한 국민들은 “일을 어떻게 하면 6개월 동안 46억원 횡령을 모르나? 월말, 분기 결산도 안 하나?” “건보료 올릴 생각만 하지 말고 내부 시스템부터 정비하라”고 질타하고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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