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에 멀쩡해도, 젊을 때 만성질환 관리해야 하는 이유

윤건호 서울성모병원 교수, "만성합병증 생기면 되돌리지 못해"

만성질환은 발병 초기 때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방치해 만성합병증이 발생하면 원래 건강 컨디션을 되찾기 어렵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장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치료를 미루게 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만성질환’이다. 만성질환은 관리하지 않으면 느리게 계속해서 진행되는데, 이 상태가 누적되면 결과적으로 치명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지금 괜찮은 것 같다고 미적대면 안 된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만성질환은 초기에는 무증상으로 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고 치료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며 “질병을 방치한 채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치료가 힘들어진다. 여러 신체 손상을 동반한 중증 만성합병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만성합병증이 발생하면 원상으로 되돌릴 수 없고 진행을 막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의료수준이 향상돼 평균 수명이 가장 긴 나라가 됐다. 만성질환 진단 후 살아가는 날이 많아 합병증 발생을 피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젊을 때 만성질환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예방·치료·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건호 서울성모병원 교수가 만성질환 관리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국내 인구의 35%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누구든 제때 관리·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2019년 기준 국내 전체 진료비 중 손상과 감염성질환을 제외한 진료비의 85%는 만성질환 진료비가 차지한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 또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만성질환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고혈압, 당뇨병을 발병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전국 3600개 1차 의원에 내원한 환자 27만 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를 돕는다.

만성질환 관리는 1차 의원인 동네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 교수는 “대형병원은 중증급성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집중돼 있다”며 “평생 진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 생활 속에서 문제를 일으킬 때 접근이 용이하고 늘 환자를 가깝게 보살필 수 있는 동네의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동네의원은 정부 지원이 불충분하고 개인이 운영하는 만큼 투자에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1차 의료기관 대상으로 만성질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이번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윤 교수는 “이 사업의 성공은 보건의료 시스템 정착과 국민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연구팀은 시범사업의 효과를 평가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향후 개선된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임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질환은 병원 진료와 약 복용도 중요하지만 식단, 운동, 생활습관 개선 등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이번 사업에서 동네의원들은 의사나 케어코디네이터(간호사, 영양사 등), 혈당·혈압 관리 어플 등을 이용해 환자의 관리를 돕는다.

윤 교수팀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연구사업(PACEN)’ 연구과제로 이러한 시범사업의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원과 참여하지 않는 의원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환자를 관리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평가하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률, 생활습관과 삶의 질 변화 등을 심층적으로 조사한다. 내년에는 연구 범위가 전국 규모로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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