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현혹시키는 건강 마케팅 문구들

장보기를 할 때는 식품의 건강 마케팅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제품 라벨을 확인하는 습관으로 신중하고 건강한 소비를 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장보기를 할 때는 식품의 유통기한과 가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소비자의 기본자세다. 좀 더 깐깐하게 식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라면 제품 라벨의 성분표시까지 확인할 것이다.

 

라벨을 확인하는 습관은 신중하고 건강한 소비자의 몫이다. 하지만 실제로 성분표시까지 확인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제품에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글루텐 무첨가’와 같은 건강 마케팅 문구에 현혹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휴스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상업적 전략에 넘어가면 건강에 해로운 장보기를 하게 된다. 건강 마케팅 문구는 해당 제품이 영양가가 풍부한 식품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유도하거나 그 외에 첨가된 성분들을 간과하게 만든다.

 

이 대학의 템플 노섭 교수팀에 따르면 ‘글루텐 무첨가’, ‘유기농’, ‘통곡물’, ‘천연 항산화제’ 등의 용어는 건강한 식품처럼 보이도록 뇌를 조정하는 작용을 한다.

 

한 탄산음료업체가 체리맛 음료 ‘항산화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비영리단체 공익과학센터의 고소 협박을 받기도 했다.

 

템플 교수는 “이 체리 음료는 과당 시럽이나 설탕 함량이 높을 뿐 건강상 아무런 이득이 없다”며 “항산화제라는 용어를 사용해 마치 건강상 이득이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고 말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구팀에 따르면 글루텐 무첨가 문구도 마찬가지다. 글루텐 무첨가는 원래 만성소화장애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다. 이 질병이 있는 사람들은 단백질 합성물에 대한 과민증이 있기 때문에 글루텐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 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하지만 사실상 상당수 글루텐 무첨가 제품들은 제품의 맛을 향상시키기 위해 글루텐이 빠진 대신 설탕, 소금, 지방을 더 첨가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템플 교수는 “씨리얼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라며 “섬유질이 많고 염분이 낮으며 통곡물로 구성된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대신 설탕 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템플 교수팀은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이와 같은 용어에 현혹돼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3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건강 마케팅 문구가 적힌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이미지를 무작위로 보여주면서 이 중 건강에 유익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자 실험참가자들은 마케팅 문구가 적힌 제품을 건강한 식품으로 선택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나비드 사타 교수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비만 원인의 90% 칼로리가 높은 음식 때문이다.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은 사람들의 칼로리 섭취를 높일 수 있다”며 “고객들이 제대로 된 제품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혼동을 준다”고 지적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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