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감염, 코로나 입원환자 사망률 높여

코로나 바이러스·진균에 모두 감염되면 사망률 80%까지 치솟아

곰팡이(진균)는 피부를 자극해 벗겨지게 하는 등 많은 병을 일으킬 수 있다. 곰팡이병에 걸리면 코로나 중증 환자가 숨질 위험이 높아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곰팡이(진균) 감염이 코로나로 입원한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며, 특히 ‘아스페르질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라는 곰팡이에 감염된 코로나 중증 환자의 사망률은 8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약대 등 국제 연구팀이 연구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와 곰팡이의 동시 감염 사례와 관련 논문 162편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관련 침습성 진균 감염이 코로나로 입원한 중증 환자의 상당수에게 2차 감염으로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의하면 아스페르질루스(Aspergillus), 털곰팡이(Mucorales), 칸디다속 진균(Candida auris) 등 세 가지 곰팡이에 의한 진균 감염은 코로나 환자에게 2차 감염될 수 있다. 즉 동시 감염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코로나로 입원한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려면 새로운 항진균제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병원성을 띨 가능성이 있는 곰팡이 포자를 매일 많이 빨아들이지만, 면역 체계가 이를 비교적 간단하게 없앤다. 그러나 이식 수술을 받았거나 암환자처럼 면역이 뚝 떨어진 사람,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병원체와 숙주 사이의 상호작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브라질 상파울루대 약대 구스타부 엔히크 골드망(Gustavo Henrique Goldman) 교수는 “곰팡이 감염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요법이 거의 없는 가운데, 말라리아·결핵의 총 사망자보다 곰팡이 감염병으로 숨지는 사망자가 훨씬 더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곰팡이 감염병이 수없이 많은 코로나 입원 환자들을 이용(공격)한다는 게 썩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코로나 관련 폐 아스페르질루스증(CAPA)’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급성호흡부전증 환자의 평균 10%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교수 겸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교수인 마르틴 회니글(Martin Hoenigl)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진균인 아스페르질루스에 함께 감염된 환자는 코로나에만 감염된 사람보다 숨질 위험이 2배 높다”고 말했다. 아스페르질루스증은 며칠 동안 상기도만 감염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항진균제로 억제될 수 있다. 그러나 곰팡이균이 폐의 혈관을 일단 침범하면 전신 항진균제를 써도 사망률이 80%가 넘는다.

‘코로나 관련 칸디다증(CAC)’은 거의 중환자실 환자에게만 생기며, 다른 질병 환자보다 코로나 환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새로 나타난 곰팡이인 칸디다속 진균(Candida auris)은 피부에 군집을 이룰 수 있는 데다, 사람 사이에 감염될 수 있는 유일한 곰팡이어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항진균제를 써도 듣지 않을 정도로 내성이 강하고, 다양한 환경에 존재한다. 병원의 기계식 인공호흡기, 카테터, 기타 침습적 생명유지 장비를 통해 입원 환자에게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또한 인도에서 팬데믹 기간 중 감염이 2배 늘어난 ‘코로나 관련 털곰팡이증(CAM)’도 심각하다. 인도에서는 2021년 5~8월만도 털곰팡이 감염자가 4만7500명 이상 발생했다. 점막염은 눈, 코는 물론 뇌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코로나와 털곰팡이에 함께 감염되면 사망률이 14%로 높아진다. 털곰팡이감염증은 괴사를 일으켜 환자를 얼굴 기형으로 만들기도 한다. 특히 털곰팡이가 폐에 침범하거나 몸 전체에 퍼지면 사망률이 80%로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인도에서는 코로나로 입원한 환자의 0.27%가 털곰팡이에 감염됐다.

연구팀은 곰팡이 감염의 진단율이 특히 후진국에서 턱없이 낮다고 지적하고, 기관지경을 통해 아스페르질루스증을 100% 확진하는 등 진단 검사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종류의 항진균제가 개발돼 임상 제2/3상 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COVID-19-associated fungal infection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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