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혈액검사로 암 조기 진단한다” (연구)

암 진단된 적 없는 6621명 중 35명의 암환자 찾아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뚜렷한 증상을 보이기 전 여러 종류의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의 실제 임상에 적용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의학종양학회 회의에서 발표된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뎁 슈랙 선임연구원의 발표를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슈랙 선임연구원은 50세 이상 성인 6621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암세포 유전자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패스파인더 연구에서 92명에게서 암 유전자를 발견했고 추가 검사결과 35명(1.4%)에서 고형종양이나 혈액암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여성에게선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이 동시에 발견됐다. 대부분의 암은 초기 단계에 있었고 거의 4분의 3이 정기검진으로 발견되지 않은 것이었다. 슈랙 연구원은 “이 새로운 패러다임과 개념의 흥미로운 점은 이들 중 많은 부분이 표준 검진이 없는 암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파인더 연구는 환자의 혈액 내 특정 조직에서 유리된 암세포의 DNA를 발견하는 ‘갤러리 검사’를 적용했으며 최초로 검사결과를 환자와 의사에게 전달해 임상치료에 활용케 했다. 갤러리 검사는 미국 유전자검사업체 일루미나의 자회사인 그레일이 개발한 액체생체검사 기술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이 갤러리 검사가 암퇴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 속에 16만5000명의 영국인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진행 중이다. 그 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 임상시험의 맛보기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패스파인더 연구는 암의 존재를 알아내는 것 외에도, 의사가 암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데 필요한 후속 작업을 빠르게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슈랙 연구원은 “(암의 존재 여부를 알리는) 원천 신호가 검사 유형을 결정하는데 매우 도움이 됐다”며 ”혈액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 정밀 검사를 완료하는 데 일반적으로 3개월 미만이 걸렸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유방, 간, 폐, 대장 등 조직에서 19개의 고형암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말기에 발견돼 생존율이 떨어지는 난소암과 췌장암도 발견됐다. 나머지 17개는 혈액암이었다. 모두 36개의 암(1명의 환자에서 복수의 암 발견)이 발견됐는데 14개는 초기 단계였고 26개는 정기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의 암이었다.

추가 분석 결과 암이 없는 환자의 99.1%가 혈액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이는 건강한 사람 중 소수만이 잘못된 양성 결과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성 검사를 받은 사람들 중 약 38%가 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슈랙 연구원은 아직 인구 전체 검사에 적용하기엔 기술적으로 보완할 점이 많기 때문에 표준 암검사를 계속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암 검진의 미래를 엿보게 하기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 암센터’의 파브리스 앙드레 연구실장은 “향후 5년 이내에 다양한 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져 암환자가 늘어날 것이기에 이들을 돌 볼 더 많은 의료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암연구(Cancer Research UK)의 나세르 투라비 국장은 “여러 종류의 암에 대한 혈액 검사는 공상 과학 소설의 영역에 속했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패스파인더 시험 결과는 혈액검사를 통해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어느 정도의 빈도로 암이 발견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지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위해선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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