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일본뇌염 의심환자 발생…진한 향수 사용 자제해야

추석 연휴 일본뇌염 유행국가 여행 시 예방접종 권고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는 전체적으로 암갈색이며 주둥이 중앙에는 넓은 백색 띠가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강원도의 한 농장을 방문한 7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19일부터 발열, 의식 변화, 복통 등의 뇌염 증상이 나타나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올해 국내 첫 일본뇌염 의사환자(추정환자)다.

A씨는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청 검사를 통해 뇌척수액과 혈액에서 특이항체가 검출됐다. 질병청은 6일 A씨를 일본뇌염 추정환자로 평가하고, 추후 회복기 혈정을 이용해 ‘확인 진단’을 내릴 예정이다.

일본뇌염 감염 시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물린 후 5~15일 내에 발열, 두통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감염 환자 250명 중 1명은 고열, 발작, 목 경직, 경련, 마비 등 치명적인 증세를 보이며 이 중 20~30%는 사망한다. 회복이 돼도 환자의 30~50%는 신경학적·인지적·행동학적 합병증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일본뇌염 환자 90명에 대한 역학조사에 의하면 88명은 발열, 의식 변화,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46명은 합병증을 겪었으며 16명은 사망했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 감염되는데, 이 모기는 논,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주로 서식하며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남부지역에서는 6월부터 개체 수가 늘고 7~9월에는 전역에서 모기의 밀도가 높아져 10월 말까지 관찰된다. 추석 연휴는 일본뇌염 매개모기 밀도가 높은 때인 만큼 야외활동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뇌염은 예방백신이 있다.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아동은 국가예방접종 지원대상이니, 표준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접종을 받으면 된다. 성인 중에는 논이나 돼지 축사 등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사람과 일본뇌염 유행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중 과거 접종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접종이 권장된다. 일본뇌염 유행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괌,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라오스, 말레이시아, 네팔, 파키스탄,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러시아, 사이판, 싱가포르, 스리랑카, 대만, 태국, 베트남, 동티모르 등이다.

일본뇌염은 사람 간 전파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격리는 불필요하지만 특이한 치료법 역시 없다. 호흡장애, 순환장애, 세균감염 등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진행하며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논이나 축사 등의 인근에서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를 착용하고 모기가 옷 위에 붙어 흡혈하지 못하도록 품이 넓은 옷을 입도록 한다. 밖으로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양말 등에는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모기를 유인하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게 좋다. 야외 취침 시에는 텐트 안에 모기기피제를 처리한 모기장을 설치하고 가정에선 방충망을 정비하도록 한다. 집 주변에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만한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 고인 물이 있다면 이를 제거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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