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제도 문제점 없나?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의사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사이트의 초빙정보란을 보니 여러 국립대학병원에서 ‘공공임상교수’라는 이름으로 공개채용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국립대병원 10여곳이 150명의 공공임상교수를 모집, 지역거점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에 파견해 감염병과 같은 재난대응과 필수 의료 및 수련교육 등을 담당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6개월간 189억원이 투입되는 시범사업이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은 병원이 위치한 지역 내의 공공의료기관을 전담해 선발분야 및 인력규모를 결정해 전문의를 선발 및 배치한다. 그리고 공공임상교수의 신분과 처우 등은 최소한 국립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규의사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이 되도록 했고 임용기간은 최소 3년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임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소속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간 순환근무를 하면서 지역의 공공의료수요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공임상교수제도에 대하여 여러 논란이 있다.

첫째, 만약 정부의 계획대로 재난대응이나 감염병 그리고 필수의료 및 수련교육의 목적이 있다면 이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먼저 세워 놓고 이후에 인력충원을 해야 한다. 현재는 전자에 대한 아무런 논의도 없이 우선 공공임상교수를 모집하고 있다.

둘째, 이들은 대학병원이 절차를 거쳐 선발하는 ‘교수’인데 실제로 이들의 지위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수’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든다. 대학에서 교수를 선발하는 경우 학위는 물론 이제까지 발표한 논문, 자신의 전문성, 강의실력 등 어려운 기준과 함께 복잡한 선발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국립대병원의 채용공고를 보면 이에 대한 언급이 없거나 그 요구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다. 어떤 국립대병원의 경우 단순히 전문의 경력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선발공고를 보면 과연 이들이 정말로 선발하려고 하는 사람이 교수요원인지 의문이 간다. 그리고 교수선발공고임에도 불구하고 선발주체가 대학이 아닌 대학병원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공공임상의사교수’란 대학은 관련이 없는 병원이 발령하는 ‘임상교수’로 보인다. 대학이 교수요원을 선발하는지 아니면 병원이 자체적으로 선발하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대학과 병원 모두 발령을 받은 교수를 겸임교수라고 하는데 대학에서 선발한 겸임교수는 대학병원에서 환자진료는 물론 학생을 가르치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교수로서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도 국민연금이 아닌 사학연금에 가입된다. 물론 이와 같은 교수지위를 유지하고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논문도 쓰고 발표해야 한다. 이러한 공공임상교수들에게도 이러한 권리와 책임이 요구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이들이 의과대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셋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공공임상교수들은 소속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간에 순환근무를 하도록 한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의 경우 극도로 전문화되어 있는 반면 지방의료원의 경우 그렇지 않다. 실제로 공공임상교수들이 대학병원으로 순환근무를 할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고, 순환근무를 하더라도 실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 또한 정말로 순환근무를 원한다면 대학차원에서 겸임교수들을 더 뽑아서 지방의료원에 순환근무를 시키면 되지 왜 공공임상교수제도라는 처음 들어보는 제도를 만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넷째, 지방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이 전공의 파견이나 수련에 적절한 병원인지도 의문이다. 전공의들은 의사로서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근로자의 신분과 함께 학생과 같이 종합병원에서 의료를 배우는 이중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전공의를 파견이나 수련하기 위해서는 전공의가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나 수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당수의 지방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들은 이와 같은 수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태에서 피교육자인 전공의를 이러한 병원에 파견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섯째, 정부의 안을 보면 공공임상교수의 신분과 처우 등은 최소한 국립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규의사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이 되도록 하였지만 실제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사립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의 급여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교수로 남아 있는 것은 교수로서의 명예와 사립병원에 비하여 좋은 연구 및 근로환경에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무시하고 국립대병원에 근무하는 교수와 유사한 정도의 급여수준을 자랑하는 것은 실제 사정을 아는 사람이 보기에 조금 우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여러 문제로 인하여 150명 모집에 겨우 12명이 지원하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공공임상교수제도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의사를 보내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즉, 지방의료기관의 인력난이 가속화되자 전문의들을 ‘국립대 교수’라는 직함을 이용하여 지방의료기관으로 유인하는 유인책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꼼수로 지방의 심각한 의사인력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 지방의료원에 의사들이 지원하지 않는지 냉철히 평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만이 지방의 의사인력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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