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음식’ 체크만으로 2형 당뇨 환자 혈당·체중 개선

간단한 알고리즘과 자동혈당측정기로 식습관 개선 유도

건강에 좋은 음식인지, 식후 혈당이 올랐는지 2가지만 체크해도 2형 당뇨 환자의 혈당과 체중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서울대병원]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혈당과 체중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해당 알고리즘을 개발한 연구팀은 식습관 개선을 돕는 이 알고리즘과 연속혈당측정기를 함께 사용하면 2형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조영민(최훈지 전임의)·상계백병원 원종철·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2형 당뇨 환자가 주도적으로 생활습관을 조절하도록 유도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세포의 파괴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과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양이나 작용에 문제가 있는 2형이 있다. 일반적인 2형 당뇨 환자는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되지만 1형 또는 심한 2형 당뇨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하루에도 수차례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

1형 또는 심한 2형 당뇨병을 치료할 땐 ‘연속혈당측정기’가 매우 유용하다. 측정기를 신체에 부착하면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잘 때도 실시간으로 혈당을 자동 측정할 수 있다. 그런데 연속혈당측정기의 혈당 데이터를 이해하려면 교육이 필요해 실제로 환자가 실생활에서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연속혈당측정기 데이터를 쉽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SEOUL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SEOUL(Self-Evaluation Of Unhealthy foods by Looking at postprandial glucose)’은 식후 혈당으로 건강에 나쁜 음식을 평가한다는 의미다.

이 알고리즘은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인가’, ‘이 음식을 먹고 혈당이 올랐는가’ 단 2가지 항목만 평가한다. 환자의 상식과 주관에 따른 간단한 평가지만,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적절한 혈당 수준을 유지하고 식후 혈당 상승을 유발하는 식사는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형 당뇨 환자 126명을 대상으로 절반은 SEOUL 알고리즘과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대조군)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 뒤 12주간 환자들이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연속혈당측정 그룹(-0.6%)은 대조군(-0.1%)보다 평균 당화혈색소(혈당 농도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혈색소) 수치 감소폭이 컸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7% 미만에 도달해 혈당 조절 목표를 달성한 비율도 연속혈당측정 그룹(24.1%)이 대조군(8.1%)보다 높았다. 연속혈당측정 그룹은 평균 체중이 1.5kg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0.1kg 증가했다. 공복 혈당 수치는 연속혈당측정 그룹(136mg/dL)이 대조군(154mg/dL)보다 낮았다. 연속혈당측정 그룹 내에서는 기기를 확인하는 빈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당화혈색소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영민 교수는 “SEOUL 알고리즘 사용자 중 고혈당이나 저혈당 위험이 증가한 환자는 없었다”며 “당뇨병 치료는 환자가 중심이 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온라인판에 20일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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