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출산 파업 중”.. 가사와 육아를 왜 여성만 하나

겉도는 저출산 대책... 육아와 가사, 직장 문화부터 바꿔야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세계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다. 여성이 편하게 임신하고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모두가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출산 파업 중입니다.”(we are on a baby-making strike)

한국의 한 여성이 영국 BBC 기자에 한 말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을 기록 중인 한국의 고민을 드러낸 말이다. BBC는 25일(현지시간)는 한국의 저출산에 주목하며 “한국에선 가사와 육아의 대부분이 여전히 여성의 몫이며, 여성은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한국 여성들이 커리어(career)와 가족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이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희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의 여성들은 교육 수준이 높지만 직장에서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않고, 부유한 국가들 중 가장 성별 임금 격차가 높은 국가”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젊은이들은 천문학적인 주거 비용에 시달린다”며 경제적 문제에도 주목했다.

이 매체는 한국 통계청의 전날 자료를 인용하며 “한국이 지난 2018년에 이어 또 다시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감소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600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800 명 줄었다.

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2020년)이지만 한국은 1명에도 못 미쳐 OECD 꼴찌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 더 심각하다. 국가가 인구를 계속 같은 규모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부 당 최소 2명의 자녀(2.1명)가 필요하지만, 한국은 1명 미만 현상이 계속 되고 있다.

BBC는 인구 감소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일을 해 돈을 버는 젊은 사람들이 줄고 있지만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의료와 연금 수요는 증가해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청년 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어렵다. BBC는 한국 정치권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수십 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여전히 효과는 미미했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겉도는 한국의 저출산 대책… 육아와 가사, 직장 문화부터 바꿔야

BBC의 지적과 별도로 한국의 저출산 대책은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다. 지난해 저출산 대책 예산은 42조9003억 원이나 됐다. 하지만 난임·보육 지원 등 실제 저출산 대책에 쓰인 예산은 절반도 안 됐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아기 낳으면 500만 원, 1000만 원 주는 식의 이벤트 대책은 실효성이 낮다. 실제로 아기를 가지려고 애를 쓰는 난임부부들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난임부부들은 정부의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인공수정, 시험관)의 난임 지원 ‘횟수제한’과 ‘선정기준’을 풀어 달라고 하소연한다. 전세비·물가 등이 폭등해 생활 자체가 어려운데, 난임 시술 지원 횟수가 끝나면 모두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로 진행되어 돈 없어서 아이를 못 가질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의 저출산은 맞벌이·집값 폭등·교육비 부담 등 여러 경제·사회적 요인과 결부되어 있다. 먼저 난임·분만 등 저출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부터 지원해야 한다.

또 맞벌이인데도 육아와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몫인 문화도 바꿔야 한다. 아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가사 ‘분담’으로 고단함을 덜어줘야 한다. 직장 사회도 더 변해야 한다. 상사나 동료가 임신에 눈치를 주고 불이익이 보인다면 누가 아기를 낳을 것인가. 막대한 저출산 예산도 중요하지만 여성이 편하게 임신하고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모두가 배려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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