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저지른 소비, 파트너 관계개선에 되레 도움?

미국 연구팀 "죄책감 느껴 상대방에게 더 잘 하려 애써"

파트너 몰래 비밀스런 소비행동을 하는 것이 도리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우자∙연인 또는 친구 몰래 어떤 제품∙서비스를 소비하거나 경험을 하면 오히려 관계를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비밀스러운 소비자 행동을 정서적, 행동적, 관계적 측면에서 들여다본 첫 연구 결과로 주목된다.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대학원, 듀크대 경영대학원, 코네티컷대 등 공동 연구팀은 비밀 소비에 대한 죄책감이 부부∙연인∙친구 사이의 관계에 대한 더 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관계에 대한 더 큰 투자는 상대방의 생일이나 발렌타인데이 때 깜짝 놀랄만한 선물을 하거나 파트너가 꼭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기꺼이 함께 관람하는 것 등을 뜻한다.

사소하고 일반적인 비밀스러운 소비행동이 인간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중한 사람 몰래 달콤한 초콜릿을 숨겨두고 있다거나, 서로 채식주의자로 알고 있는데 두 사람이 모두 상대방 몰래 붉은 고기를 먹었다든가, 몸무게에 신경을 쓴다면서 피자나 빅맥을 몰래 먹는 등 비밀스러운 소비자 행동이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파머스 마켓에서 모집한 파트너 119쌍(평균 연령 40.5세)에게 비밀 소비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모두 5건의 소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비밀 소비의 대상으로 응답자 가운데 65%는 제품을 꼽았고, 이어 경험(12%), 서비스(10%)를 들었다. 구체적인 비밀 소비 대상은 식음료(40%)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의류(10%), 보석 또는 취미(10%), 선물 또는 기부(8%), 건강, 미용 또는 웰빙 제품(6.3%) 등의 순이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켈리 굴로 와이트 인디애나대 경영대학원 조교수(마케팅)는 “우리들 가운데 90%가 일상적인 소비자 행동을 파트너와 친구 등 아주 가까운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비밀 행위의 대부분은 매우 평범하지만,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비밀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트라우마(외상), 불륜, 바람 피우기 등 부정적인 정보를 숨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중요하고 부정적이고 비밀스러운 행동은 부정적인 결과를 빚는다. 또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이 아니라 특정인에게만 어떤 소비를 비밀로 유지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Secret consumer behaviors in close relationships)는 《소비자 심리학 저널(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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