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TV 오래 보면 ‘이런’ 위험이?(연구)

앉아 있더라도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똑같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더라도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USC와 애리조나대 연구진이 진행한 최근 연구에서는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앉아있는 시간에 지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TV 시청 등 수동적인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더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UK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이용해 앉아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과 치매 위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시작 당시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 참가자 14만5000 여명이 질문지에 직접 답하는 형식으로 2006~2010년 기준 검사 기간 동안 앉아서 생활하는 행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평균 약 12년의 추적 관찰 기간 이후, 연구진은 병원 입원 기록을 토대로 3507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음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한 인구 통계학적 특성(나이, 성별, 인종, 고용 형태 등)과 생활방식 특성(운동, 흡연, 음주, 수면 시간, 타인과 교류한 시간 등)에 대해 결과를 조정했다.

그 결과, 신체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도 TV 시청 시간이 많으면 치매 위험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컴퓨터를 사용하며 여가 시간을 보내면 치매 발병 위험은 감소했다.

애리조나대 에블린 F. 맥나이트 뇌연구소(Evelyn F. McKnight Brain Institute) 심리학 진 알렉산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앉아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신체 활동량과는 별개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건 TV 시청과 같이 수동적으로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치매 위험 증가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앉아서 보내는 시간 자체보다는 앉아있는 동안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저자인 USC 돈사이프 문학, 예술, 과학대학(USC Dornsife College of Letters, Arts and Sciences) 생명공학 및 인류학 데이비드 라이클렌 교수는 “TV 시청이 컴퓨터 사용이나 독서와 비교해 근육 활동과 에너지 사용이 더 적다는 것은 과거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으며, 오랫동안 앉아만 있을 경우 뇌의 혈류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컴퓨터를 사용할 때 일어나는 비교적 큰 지적 자극이 앉아있는 행동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Leisure-time sedentary behaviors are differentially associated with all-cause dementia regardless of engagement in physical activit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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