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이 비대칭?”…성형 원하는 착각과 진실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얼굴 성형을 상담하러 오신 분들이 꽤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얼굴 비대칭이 심해요.” 제가 보기엔 실제 얼굴 비대칭이 ‘눈에 띈다’고 생각되는 분은 열명 중 한 명도 되지 않습니다.

먼저, 우리가 어떤 얼굴을 더 예쁘다고 느끼는지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경 심리학 저널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이시나요. 어떤 얼굴이 더 예쁜가요.

 

[사진=Perception lab]
사실 두 그림은 같은 얼굴을 좌우 반전한 것입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연구 결과 95%의 사람들이 오른쪽 얼굴이 더 예쁘다고 느낍니다.

이는 뇌가 얼굴을 인식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뇌를 사용해 얼굴의 성별, 표정, 나이 및 매력을 판단합니다. 우뇌는 좌측 이미지(상대의 오른쪽 얼굴)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대다수가 두 그림을 이런 식으로 보는 것과 같습니다.

[사진=Perception lab]

대칭적인 얼굴이 더 예쁠 것 같지만, 사람들은 상대 얼굴의 대칭성을 잘 보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시각이 머릿속에서 이미 비대칭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의 얼굴이 웬만큼 비대칭이라도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얼굴 비대칭이 심하다는 분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비대칭이 눈에 확 띄어요.” 실제로 스마트폰 카메라가 발전하면서 얼굴의 비대칭을 호소하는 분들이 늘었다고 느낍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거울에 보이는 자기 얼굴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내가 기억하는 거울 속 얼굴과 좌우가 바뀐 얼굴이 보이기 때문에, 본인 얼굴 비대칭이 사진에서 유독 심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비대칭이 심해 보이는 사진도 좌우를 바꿔보면 내가 알고 있는 내 얼굴이 나옵니다.

비대칭이 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자주 여쭤봅니다. “주위에 얼굴이 비대칭이라 느꼈던 사람 혹시 있나요?” 이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다시 이렇게 질문합니다. “과연 누가 자신의 얼굴을 비대칭으로 기억할까요?”

비대칭은 누구에게나 있고, 남의 눈에 거의 띄지 않고, ‘예쁜 얼굴’과도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 얼굴은 좌우 뿐 아니라 앞뒤, 기울기 등 여러 방향에서 비대칭이므로 절대 ‘완벽한 대칭’이 될 수 없습니다. 남의 눈에 전혀 띄지 않는 비대칭이고, 수술로 완벽한 대칭이 될 수 없음에도 대칭을 원해 수술을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남의 눈에 띄지 않은 비대칭이었지만 수술을 받아도, 본인에게는 여전히 비대칭이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때문에 거듭 필요 없는 수술을 받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 번 얼굴뼈 수술을 받아도 비대칭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상담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얼굴 모양에 아무 문제도 없어 보였습니다. 이전 수술 결과도 좋았고, 비대칭도 타인의 눈에 전혀 띄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분에게 이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얼굴 모양은 좋아요. 비대칭은 남의 눈에 조금도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전혀 비대칭으로 고민할 정도가 아니에요..”

그 분은 이 말을 듣고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어본다고 하셨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비대칭 때문에 여러 번 수술을 받으며,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괴로워했는데…”

그 분은 웃으면서 귀가하셨지만, 이런 쉬운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씀에 착잡했던 기억입니다.

(편집자 주 :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는 매주 목요일 게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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