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양원, 심한 욕창·낙상 40% 보고하지 않아

청와대 청원 게시판 “욕창 알려주지 않은 요양병원 처벌” 요청

오랜 기간 침대에 누워 지내면 욕창(bedsores)이 심해진다. 요양원이 환자의 욕창 사례를 40% 축소 보고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양원에 머무는 노인 환자 등이 겪는 욕창은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나, 욕창 사례 가운데 30~40%가 숨겨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 보건과학대 연구팀은 요양원 단기 거주자가 겪는 욕창의 30%, 장기 거주자가 겪는 욕창의 40%가 보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뇌출혈로 쓰러진 부모님이 엉덩이 욕창 3기 등으로 온몸이 썩어가고 있는데도 요양병원이 가족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해당 요양병원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얼마 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충격을 안겨줬다.

미국 정부는 전국 요양시설이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에 입원 환자들의 요로감염·폐렴 등 2대 감염증과 욕창, 낙상 등 사례를 최소한 3개월마다 보고하게 했다. CMS는 이 환자 안전지표를 토대로 각 요양원의 현황을 비교, 평가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1990년대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CMS 사이트와 치료비 청구 실태를 비교분석한 결과, 요양원들이 각종 사례의 발생 회수와 심각성을 축소 보고하는 문제가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부모·친지 등 병든 환자를 맡길 요양시설을 선택하는 잣대로 미국 연방 품질등급을 믿고 의지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2020년에는 입원으로 이어지는 주요 부상인 낙상의 사례 가운데 약 40%가 CMS 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시카고대 보건과학대 프라치 상하비 조교수(공중보건과학)는 “미국 전역 요양시설의 욕창 등 사례가 축소 보고되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요양원 환자의 안전에 대한 더 객관적인 측정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요로감염과 폐렴에 대한 비교 데이터의 정확성을 연구한 결과를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 (Accuracy of Pressure Ulcer Events in US Nursing Home Ratings)는 ≪메디컬 케어(Medical Care)≫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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