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면제 사용 31% 급감 충격…80대는 86% 줄어

각종 약물 부작용 우려해 행동치료, 디지털 치료 각광

불면증 환자들이 쓰는 수면제 사용이 크게 줄었다. 그 대신 행동치료, 디지털 치료가 각광받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인의 수면제 사용이 최근 31% 줄었으며, 특히 80세 이상에선 86%나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대 의대와 캘리포니아대 의대 공동 연구팀이 2년마다 실시되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3~2018년)를 분석한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최근 한 달 동안 사용한 약물이나 약국 인쇄물을 갖고 연구팀을 방문해주도록 요청했다. 또 참가자들이 불면증 치료제와 기타 일시적인 수면 장애에 쓰는 약물 등을 왜 사용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수십년 동안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수면제 사용이 최근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수면제의 사용은 55%나 줄었다.

이는 수면제 처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 등 잠재적 함정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수면제를 사용할 때 낙상으로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은 80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특히 매우 가파른 감소세를 보여 주목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플로리다대 의대 크리스토퍼 카우프만 조교수(생물의학정보·노화학)는 “그동안 수면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에 매우 놀라고 힘이 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불면증 치료에 매우 효과가 높은 인지 행동 치료법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치료법은 수면 전문가를 찾아가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행동 또는 나쁜 습관을 바꾸는 프로그램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인 신경안정제 벤조디아제핀(BZD) 및 기타 최면제는 자동차 사고, 기억력 장애, 고령자의 낙상 및 고관절 골절 등 위험과 관련이 있다. FDA는 2019년 불면증 치료제인 에스조피클론(제품명은 루네스타), 졸피뎀(제품명은 엠비엔) 및 잘레플론(제품명은 소나타) 등의 약품 설명서에 ‘블랙박스 경고문’을 표시하도록 요구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디지털 치료제’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수면 전문가를 방문하지 않고도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는 행동 기법을 제공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관련 앱에는 수면 습관의 개선을 강의하는 가상 코치, 개선 사항 추적 프로그램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아툴 말호트라 교수(호흡기 전문의)는 “수면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지만, 행동치료에 실패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심장질환, 고혈압, 우울증 등 만성적인 불면증과 관련된 건강 위험을 줄이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Declining trend in use of medications for sleep disturbance in the United States from 2013 to 2018)는 ≪임상 수면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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