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에…정부 “필수의료 확충 검토”

간호사 사망 배경엔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 존재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낮은 수가, 고된 업무 등으로 기피 대상이 된 필수의료는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간호사가 사망한 지난달 24일, 병원에는 뇌혈관 파트 의사 한 명이 당직을 서고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에는 총 25명의 신경외과 의사가 있는데 뇌혈관 파트는 총 3명이다. 이들 중 머리를 절개해 수술하는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는 2명이다. 당일 해당 의사 2명은 각각 해외와 국내로 휴가를 떠난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 치료가 가능한 2명은 휴가였지만 중재술이 가능한 의사가 당직 중이었다”고 말했다.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 2명이 매일 번갈아가며 24시간 대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중재술을 하는 의사까지 포함 뇌혈관 파트 3명이 번갈아가며 당직을 섰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는 3일 온라인상에서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 외과 교수가 기껏해야 2~3명이 전부라는 현실”이라며 “뇌혈관 외과 교수 달랑 2명이서 1년 365일 퐁당퐁당 당직을 서고 있는데 과연 국민 중 몇 프로가 50살 넘어서까지 인생을 바쳐 과로하며 근무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의사 개인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논하기 전, 기저에 깔린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필수의료는 국민에게 반드시 제공돼야 할 의료서비스지만 전공의 지원 기피와 인력 부족으로 국내 최대 규모 병원조차 적시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란 것.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지각,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의료 제공이 원활하지 못한 필수의료 부분을 확충·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보상을 비롯한 재정지원 방안과 의료 인력을 포함한 진료현장 강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4일 서울아산병원 현장 조사도 진행했다. 환자 초기 처치와 전원 과정 등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피고 위반 사항이 있을 시에는 서울 송파구보건소가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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