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 왜?

전 세계 확진자(2만6197명) 25.3%가 미국

원숭이두창 확진자(6599명) 세계 1위인 미국의 연방정부가 4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연방 정부가 4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미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등 주 정부에서 비상사태를 발동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차원에서 원숭이두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6599명(4일 현재)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2만6197명의 25.3%에 이른다. 미국 연방정부는 원숭이두창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7월 12일 925명에서 1965명(18일), 4630명(28일), 5176명(8월1일), 6599명(4일) 등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미국의 인접 국가인 캐나다는 892명이다. 초반 확산세를 주도했던 유럽은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양상이다. 스페인이 4577명으로 세계 2위, 독일 2839명,  영국 2677명, 프랑스 2241명 등이다.

미 연방정부의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미국인들은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자금과 데이터, 인력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원숭이두창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미국 각 주의 보건당국은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치료를 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백신 공급은 10월 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백신 공백이 3개월 이상 계속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지네오스 백신 110만 회 분량을 확보한 상태다. 지네오스의 경우 2회 접종을 해야 면역력이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약 55만 명만 접종 가능한 분량이다.

원숭이두창은 성관계 뿐 아니라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 체액 등이 묻은 옷, 침대 시트, 수건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가정 내 전파도 우려되고 있다. 여성, 어린이를 가릴 것 없이 감염자와 신체접촉을 한 모든 이들은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인 스페인, 브라질, 인도에서도 원숭이두창 사망자가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PHEIC는 WHO가 내리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비상조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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