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꾼과 그의 맹목 지지자, 누가 더 해로운가?

[이성주의 건강편지]

 

요즘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는 사람을 자주 만납니다. 사실, 그 얘기조차 정치적 이야기이죠?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경고했지만, 정치 이야기를 못참는 사람들을 보면, 정치에 대한 집착이 되레 저급한 지배를 부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언젠가부터 ‘정치병 환자’의 정신과 훌리건의 정신은 구조가 비슷하다고 여겨지고요. 정치꾼의 광적 응원자들을 보면, 정치와 스포츠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듭니다.

1966년 오늘(8월8일)은 마오저뚱이 인민일보에 《사령부를 폭격하라-나의 대자보》라는 제목의 짧은 논평을 발표했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에 관한 결정’ 16개항을 발표, 홍위병(紅衛兵)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날입니다. 홍위병의 활동을 지금 되돌아보면, 독일의 나치 당원이나 나치의 청소년 조직인 히틀러유겐트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백가쟁명의 나라와 임마뉴엘 칸트의 나라에서 이런 맹목적 집단이 날뛸 수 있었을까요? 사람은 본질적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언사피엔스’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에리히 프롬의 분석처럼 많은 사람이 불안에서 벗어나려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택했기 때문일까요?

홍위병들은 당시 자신이 악행을 저지른다고 생각했을까요, 정의를 구현한다고 느꼈을까요? 더 나아가 묻습니다. 정치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사회에선 정치 지도자가 나쁜 것일까요, 아니면 기꺼이 자신의 자유를 팽개치고 ‘저급한 사람’에게 맹종하며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군중이 나쁜 걸까요? 우리는 홍위병이나 나치가 되려는 유혹을 이기고 있나요? 혹시 훌리건처럼 피아를 나눠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우리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존중할 정도로 이성적인 ‘호모 사피엔스’일까요?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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