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헬스장 기구 통해 옮을 수 있을까?

바이러스, 수건서 2주 이상 생존....국내선 가능성 낮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현재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95%는 동성애 및 양성애 성향을 가진 남성이다. 이로 인해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공간 중 하나인 헬스시설에서의 감염 가능성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는 헬스시설에서 감염 가능해 마스크 착용 수칙이 유지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사람 간 신체 접촉으로 전파 가능하다. 피부 병변에서 나온 분비물, 혈액, 타액, 땀과의 접촉은 물론 수건이나 침대시트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땀 분비가 많고 공용수건을 사용하고 운동기구를 함께 쓰는 헬스시설에서의 감염 가능성에 의구심이 들 법하다.

미국 엘에이 LGBT(성소수자) 센터가 이러한 의문에 답했다. 센터는 체육관, 그룹운동 스튜디오 등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명백한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척박한 환경에서 잘 살아남은 바이러스다. 특히 어둡고 서늘한 환경에서는 의류, 수건, 침대시트 등에서 2주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육시설에서는 바닥에 까는 매트나 운동기구 시트 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류나 수건만큼은 아니지만 표면에 작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 성질이 있어 바이러스가 숨어들기 좋다.

국내에서는 원숭이두창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 헬스시설에서의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반면, 미국은 7월 27일 기준 46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헬스시설에서의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엘에이 LGBT 센터는 다공성이 있는 공용 물건을 소독용 물티슈나 세정제 등으로 잘 닦은 뒤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입자는 지방질의 막으로 코팅돼 있는데, 소독제에 의해 쉽게 벗겨진다. 코팅이 벗겨진 바이러스는 감염성이 없다.

헬스장에서 상의 탈의를 하는 등 최소한의 옷을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밖으로 드러나는 피부를 최소화하는 것도 감염 위험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살이 덜 노출될수록 바이러스와 접촉할 가능성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불어 각 헬스시설은 체육관 장비와 매트 등에 대한 청소 및 소독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숭이두창은 성병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된 물품을 통해 어린 아이들도 감염될 수 있다. 미국에서 5건의 소아 감염 사례가 발생했는데, 전부 성인 감염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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