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가 부모의 코로나 방패? (연구)

5세 이하 아이 있으면 중환자실 머물 확률 76% 더 낮아

어린 아이들은 탁아소, 유치원, 학교에서 감기 바이러스를 옮겨와 부모를 감염시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아이를 둔 어른이 아이를 키우지 않는 어른보다 코로나19에 덜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 회보》에 발표된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북캘리포니아 의료센터(KPN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어린 아이들은 탁아소, 유치원, 학교에서 감기 바이러스를 옮겨와 부모를 감염시킨다. 이런 낮은 수준의 감염이 최악의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엄마와 아빠를 보호해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일반적인 감기와 COVID-19 둘 다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기나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다른 하나로부터 어느 정도의 보호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KPNC의 심장전문의 매슈 솔로몬 박사는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가설이 있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감기에 자주 걸렸던 사람은 코로나19에 대한 다소간의 면역력이 축적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거나 걸려도 위중증은 피하게 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그러한 가설이 맞는지 틀리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2019년 2월~2021년 1월 KPNC에서 진료를 받은 성인 300만 명 이상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가 없는데 코로나19에 걸린 성인이 5세 이하 아이를 둔 코로나19 성인 환자에 비해 입원확률은 49%, 중환자실에 머물 확률은 76%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 감기가 코로나19 위중증에 걸리는 것을 보호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면역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실시되기 전에 이뤄졌기에 백신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솔로몬 박사는 “여러분이 아이들에 의해 감기에 전염됐다고 해서 여러분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백신 접종은 여전히 최선의 보호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린 자녀를 갖는 게 절대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어느 정도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에 매우 심하게 걸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 우리의 연구는 과학자들이 밝히려는 이 복잡한 퍼즐의 작은 조각에 불과합니다.”

미국 뉴욕대(NYU) 랭곤의학센터의 전명병전문의인 마크 시겔 교수는 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 연구는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몇 가지 증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 감기에 걸려 생기는 면역력이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특히 현재 더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에 적용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따라서 최선의 예방책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는 것과 자녀들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pnas.org/doi/10.1073/pnas.220414111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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