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만큼 단백질‧칼슘 많을까? 비건음료의 진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건, 지속가능성 열풍이 불면서 식물성 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두유를 제외하더라도 원유가 들어가지 않는 귀리음료와 쌀음료, 아몬드음료 등 식물성 음료 소비가 증가하고 제품 또한 다양해졌다.

 

칼로리가 낮고 환경에도 좋을 것 같은 이미지의 식물성 대체 음료, 과연 건강에도 더 좋을까? 오롯이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대체 음료가 기존 신선우유영양 면에서 대체할 수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우유 속 칼슘단백질을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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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와 식물성 음료, 영양 어떻게 차이날까?

공주대에서 발표한 논문 ‘우유와 두유류의 소비 시장 추이 및 영양성분에 따른 효능 비교 분석’에 따르면, 아몬드음료, 귀리음료, 코코넛음료 등 식물성 음료의 단백질 함량은 우유보다 낮았으며, 단백질의 질 또한 낮았다. 특히 우유 단백질은 모든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히 포함된 완전 단백질이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리신, 메티오닌 등 제한아미노산이다.

 

두유의 단백질 함량은 우유와 비슷하다. 이소플라본, 파이토스테롤, 식이섬유, 무기질 등이 들어있지만,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14%는 두유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또한 대두 속 올리고당이 소화가 잘 안 돼 다량 섭취 시 가스,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의 칼슘 함량은 더 크게 차이난다. 100g당 칼슘 함량이 우유 113mg, 두유 80mg, 쌀음료 6mg 정도로 식물성 음료칼슘 함량이 현저히 낮았다. 우유 200ml 한 잔에는 칼슘이 약 200mg 들어있어 하루 권장섭취량의 30%를 보충할 수 있다. 우유 속 칼슘은 흡수율이 뛰어나고 체내 이용률도 높다. 아몬드, 귀리는 슈퍼푸드로 불리지만, 아몬드음료는 단백질 함량이 낮고 귀리음료는 칼슘 함량이 낮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 또한 있다.

 

2012~2016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유주 3회 이상 마시는 성인은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A, 티아민, 리보플라빈, 니아신 등 영양소 섭취 상태가 좋았지만 두유 섭취자에서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5개 지표(복부비만‧고혈압‧고혈당‧고중성지방‧낮은 HDL-콜레스테롤) 또한 우유 주 3회 섭취군이 우유와 두유를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점수가 낮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크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는 제조과정도 다르다. 우유는 살균과 균질화처리만 거치지만, 식물성 음료는 영양소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가공과정을 거치고 식품첨가물을 넣는다. 가령 두유는 칼슘을 강화하기 위해 삼칼슘인산, 탄산칼슘이 사용된다. 제품마다 영양성분 함량이 제각기 다르다.

 

우유 한 잔(약 200 mL)에는 칼슘 226mg. 비타민A 110μg이 함유됐으며, 단백질, 비타민B2, 비타민 B12, 비타민D 등도 풍부하다. 특히 칼슘, 비타민A는 한국인이 권장섭취량 미만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 대표 영양소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 간 영양성분은 차이가 나지만 국내 소비자는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다. 공주대 연구팀이 전국(18~69세) 8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유와, 두유, 식물성음료의 영양성분이 같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40%였다.

 

◆ 식물성 음료 ‘우유’는 아니다?

식물성 음료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유’ 명칭 사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물성 대체우유, 식물성 우유, 비건 우유 등 ‘우유’로 표기하는 것을 제한하자는 주장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메릴랜드주에 이어 버지니아주에서는 포유동물의 유즙으로 생산된 제품에만 ‘우유’ 명칭을 사용토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EU는 2017년 포유동물의 유즙이 아닌 일부 제품에 대해 ‘우유’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판결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또한 식물기반 제품의 ‘우유’ 명칭 사용에 대해 논의 중이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물성 대체육, 우유 대체음료 등을 표시하는 규정 마련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도 ‘식물성 우유’라는 점을 강조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지만, 아몬드우유, 쌀우유, 귀리우유 모두 우유가 아닌 음료에 속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생법 제14조 식품공전」에 따르면, ‘우유류’원유를 살균 또는 멸균처리 한 것(원유의 유지방분을 부분 제거한 것 포함)이거나 유지방 성분을 조정한 것 또는 유가공품으로 원유성분과 유사하게 환원한 것을 말한다. 식품유형에 따르면, 우유는 원유 100%를 살균 또는 멸균처리한 것을 말한다.

 

식물성 음료는 현재 명확한 정의 또는 구분이 없으며 배합비와 제조‧가공기준에 따라 음료류로 분류된다. 음료류는 다류, 커피, 과일‧채소류 음료, 탄산음료류, 두유류, 발효음료류, 인삼‧홍삼음료 등 음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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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우유뿐

다이어터라면 칼로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마트 진열대에서 ‘제로칼로리’ ‘1/2칼로리’ ‘저칼로리’ 문구가 붙은 제품에 손이 가는 것. 하지만 예일대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저칼로리 식품이 오히려 다이어트를 망칠 수 있다. ‘저칼로리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오히려 더 많이 먹고 칼로리가 낮다고 의식하면서 포만감은 적게 느끼기 때문이다.

 

칼로리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우유 한두 잔으로 영양도 챙기고 포만감도 높이는 것이 좋다. 우유 속 칼슘체지방 연소를 돕고 CLA(공액리놀레산)는 체지방을 녹여 비만을 막아준다. 우유가 장내에서 지방산을 칼슘과 결합시켜 대변으로 배출함으로써 비만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과체중과 비만인을 대상으로 23주간 유청단백질, 콩단백질, 같은 열량의 탄수화물을 각각 섭취하게 하자 유청단백질 섭취군은 탄수화물 섭취군보다 체중 1.8kg 체지방 2.3kg이 감소했다.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오세종 교수는 “우유에 존재하는 칼슘은 체내 지방세포가 많아지는 것을 막고 체지방을 연소해 비만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칼슘이 부족하면 단 음식을 찾게 되고 지방세포가 분해되지 않고 지방세포 양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해 체중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우유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B2‧B6‧D‧E‧A, 엽산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이러한 영양소는 뼈 건강, 골밀도 및 근육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의 영양성분에는 차이가 있다. ‘우유’ 명칭 표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 확립과 함께 자신에게 맞는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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