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구멍 1개 낸 로봇 탈장 수술, 국내 의료진 첫 성공

탈장 한번 생기면 점점 악화, 초기에 ‘수술 치료’ 받아야

배를 움켜쥔 여성
탈장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악화되기 때문에 초기에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사진=valiantsin suprunovich/게티이미지뱅크]
배꼽 주위에 통증이 나타나지 시작한 김 씨(37)는 혹처럼 불쑥 튀어나온 덩어리를 발견했다. 병원에서 ‘복벽탈장’ 진단을 받고 단일공(구멍 1개) 로봇수술을 받았다. 하루 만에 퇴원해 곧바로 일상에 복귀했다.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한승림, 이철승 교수팀이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해 처음으로 복강 외 접근을 통한 복벽탈장 수술에 성공했다.

복벽탈장은 복벽(배안 앞쪽)의 약해진 틈 사이로 장기가 빠지는 증상을 말한다. 복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데, 복부수술 후 절개 부위가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절개성 탈장이 특히 흔하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탈장으로는 선천적인 배꼽탈장이 대표적이다.

복벽이 약해지는 이유는 ▲복벽이 얇거나 ▲결합조직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수술로 꿰맨 복벽이 약해졌거나 ▲노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수술 후 발생하는 탈장은 비만, 동맥류(동맥이 늘어나 불룩해지는 병)가 위험요인이며 지속적인 기침, 과도한 복부운동, 변비 등도 복압을 높여 탈장을 일으킬 수 있다.

탈장 초기에는 혹을 누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하는데, 탈장이 더욱 진행되면 혹이 점점 커지고 탈장 부위로 장이나 지방조직이 들어가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심하면 장폐색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이처럼 상태가 점점 나빠지기 때문에 초기에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은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이 있는데 로봇수술은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긴다는 점에서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서울성모병원은 4세대 다빈치 단일공 로봇을 이용해 2.7cm를 절개하고 탈장 수술을 한다. 수술 부위에 대한 시야를 다각도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심한 유착, 탈장 주변 깊숙이 있는 지방조직 병변 등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김 씨를 대상으로 한 이번 수술은 기존의 복강 내 접근이 아닌 복막 바깥 부위 접근을 통해 탈장 부위를 교정했는데, 이는 단일공 로봇수술로는 세계 최초의 성공 사례다.

이철승 교수는 “복벽탈장으로 장이 탈장 부위로 끼게 되면 장이 썩거나 염증이 생기므로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며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탈장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복부의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복부의 압력이 높아지지 않도록 변비를 예방하고 과도한 복부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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