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시는 중년 여성 지방간.. 더 위험한 것은?

지방간이 혈관성 치매 위험 높일 수도... 왜?

중년여성은 갱년기를 겪으면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감소해 지방간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음식 조절과 운동 등이 중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방간은 흔하다. 매년 건강검진 때 많이 발견된다. 말 그대로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간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의 지방간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최근 술과 거리가 먼 중년 여성의 지방간이 늘고 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 중년 여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왜 늘어날까?

술 안 마시는 중년 여성의 지방간은 복합적이다.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 운동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호르몬의 변화도 문제다. 갱년기를 겪으면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지방간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에스트로겐은 비만과 혈관 질환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보호막이 걷히니 간에 지방이 쉽게 끼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판정을 받는 것이다.

◆ “흔하다”고 방심 말고… 간 건강에 신경 써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해 생긴다. 비만 및 당뇨병과 연관되어 발생하며, 한 가지 병이라기보다 가벼운 지방간에서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까지 다양한 병을 포함한다. 지방간은 대부분 경과가 양호하지만, 일부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흔한 것인데…” 방심하지 말고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들은 모두 정기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지방간이 혈관성 치매 위험 높일 수도… 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혈관성 치매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에 실린 논문을 보면 고혈압,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고려할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치매 발생률이 38% 높았다. 혈관성 치매 발생률은 44%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률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심장병도 있으면 치매 발생률이 50%, 뇌졸중을 함께 겪으면 2.5배 치솟았다.

연구팀은 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에서 흔히 나타나는 만성 인슐린 저항성이 누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음식 섭취 후 높아진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세포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당뇨병 등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심혈관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혈관 건강이 나빠지면서 혈관성 치매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음식 조절과 운동 중요… 급격하게 살 빼면 오히려 간 염증 증가

비알코올 지방간의 치료에는 무엇보다 음식 조절과 운동이 중요하다. 저칼로리 식사와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여야 한다. 매일 500~1000 kcal를 줄인 식단과 중간 강도의 운동(주 3회 이상, 1회 60~90분)이 권장된다. 특히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의 조절이 중요하다. 초기 체중 감량은 6개월에 10%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열량 섭취를 극도로 낮춰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살을 빼면 오히려 간 내 염증을 증가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체중의 5% 정도만 감량해도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간수치가 호전된다는 보고도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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