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듯 낮은 소리, 통증 완화에 도움 (연구)

소리의 강도가 통증을 줄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리의 강도가 통증을 줄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쥐 실험에서 낮은 강도의 소리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신경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이다.

중국 NIDCR(National Institute of Dental and Craniofacial Research)과 중국과학기술대학, 안휘의과대학 연구진은 발에 염증이 있는 쥐를 기분 좋은 클래식 음악, 같은 곡을 불쾌하게 재배열한 소리, 백색 소음 등 세 종류의 소리에 노출시켜 소리가 통증 민감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배경 소음과 비교해 낮은 강도로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속삭임 수준 정도) 세 가지 소리 모두 쥐의 통증 민감도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소리들을 높은 강도로 재생했을 때에는 통증 반응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소리의 범주나 인지된 유쾌함이 아닌, 소리의 강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러한 효과의 기초가 되는 뇌 회로를 탐구하기 위해 연구진은 형광단백질과 결합된 비감염성 바이러스(non-infectious viruses)를 이용해 뇌 영역 사이의 연결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소리에 대한 정보를 수신하고 처리하는 청각피질로부터 통증 등 신체 감각 신호에 대해 중계소 역할을 하는 시상(thalamus)까지의 경로를 알아냈다. 낮은 강도의 백색 소음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의 시상 경로 수용 말단에 있는 뉴런의 활동을 감소시켰다. 백색 소음은 일정한 스펙트럼을 가진 소음을 말한다.

소리가 없는 상태에서 이 경로를 억제하면 낮은 강도의 소리가 통증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모방했으며, 경로를 활성화시키면 통증에 대한 민감도는 다시 올라갔다.

연구진은 유사한 효과가 사람에게도 나타나는지, 인지된 소리의 하모니나 유쾌함 정도와 같이 소리의 다른 면이 사람의 통증 완화에 중요한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NIDCR의 디렉터인 레나 드소자(Rena D’Souza) 박사는 “급성 및 만성 통증을 관리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하며, 이는 통증을 조절하는 기본적인 신경 과정을 더 잘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쥐에게서 소리의 통증 경감 효과를 가능하게 하는 회로를 알아냄으로써, 이번 연구는 궁극적으로 통증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알려줄 수 있는 중요한 지식을 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에게서 밝혀진 이러한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데 보다 안전한 대안 개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지에 ‘Sound induces analgesia through corticothalamic circuit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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