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피부, 겉과 속 다르다는데?

수분 덕분 겉은 ‘멀쩡’... 속은 투명주름 투성이

골퍼는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맞추는 화장품을 사용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마추어 골퍼나 일반인은 자외선 차단제를 덕지덕지 발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살갗이 새까맣게 탄다. 필드에서 살다시피 하는 프로 골퍼의 피부가 촉촉해 보이고 심지어 윤기까지 나 보이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프로 골퍼의 피부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 일반인보다 훨씬 거칠고 진피층이 무너져 나중에 주름살로 쪼글쪼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골프 선수들은 피부에 수분이 많아 매끈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을 뿐이라는 것.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 팀과 서울대 교내 창업 벤처회사인 H&Bio피부임상연구센터가 하루 햇볕에 3시간 이상 노출되는 남녀 골퍼 22명과 하루 3시간 이하로 햇볕에 노출되는 20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은 피부의 세균 구성과 함께 눈가 주름, 피부 치밀도, 거칠기와 윤기, 투명도, 수분량, 유분량, 탄력과 처짐, 색깔, 모공, 피지 등 12가지 피부 특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프로 골퍼의 피부는 일반인보다 더 거칠고 붉은 편으로 어두웠으며 모공은 훨씬 많았다. 또 일반인의 진피 조직이 프로 선수보다 훨씬 더 치밀했다. 반면, 피부 수분량은 골프 선수가 더 많았으며 피부 수분 조절과 관계있는 유익균인 큐비박테리움(Cubibacterium)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 교수는 “프로골퍼들의 피부에선 자외선이 광노화 신호 메커니즘에 의해 피부 조직을 파괴해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섬유 단백질인 콜라겐이 손실돼 투명주름이 늘어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명주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진피층부터 자리잡는 속주름이다. 점점 잔주름과 깊은 주름 등으로 악화된다. 지금 깊은 주름은 없지만 잔주름이 많다면 피부 안쪽에는 수많은 투명주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투명주름은 어떻게 생길까?

허 교수는 “골퍼 뿐 아니라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는 사람들은 피부 진피층의 조직 파괴와 투명주름을 막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철저히 바르고 피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맞추는 화장품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 분석 결과를 최근 경기 이천시 엘리야병원에서 개최된 대한골프의학연구회(회장 김기성) 정기 워크숍에서 발표했다. 연구회 최인호 고문(중앙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은 “골퍼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직접 과학적으로 비교 검증한 연구여서 의미가 있다”면서 “아직 샘플이 적으므로 보다 다양한 변수를 포함한 후속 연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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