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인 줄.. 미국인이 공개한 원숭이두창 증상은?

확산세 막기 위해... 편견 버리고 비밀 보장, 치료 선행되어야

미국 배우 맷 포드가 사람들에게 원숭이두창의 증상을 정확히 알리고, 예방 백신 접종을 권유하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며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렸다. [사진=뉴스1]

“몸에 발진 생긴 후 처음에는 여드름인 줄…”

미국의 배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겪은 원숭이두창 증상을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배우로 활동 중인 맷 포드(30)는 “사람들에게 원숭이두창 증상을 정확히 알리고, 예방 백신 접종을 권유하려는 목적”이라며 최근 동영상공유 플랫폼 틱톡에 영상을 올렸다. 그의 사연은 미국의 주요 미디어들이 보도했다.

그가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인 몸의 발진을 발견한 건 지난달 17일. 이때만 해도 그는 흔한 여드름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의 전화가 그를 놀라게 했다. 주변의 지인 몇 명이 원숭이두창 증상으로 보건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며 그에게도 감염 가능성을 제기한 것.

그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충격을 받았지만, 원숭이두창이 심각한 병인 줄 몰랐다고 했다. 퀴어 축제를 위해 뉴욕 행을 계획했던 그는 온통 관심이 행사에 집중돼 있어 몸 상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진이 생긴 다음날부터 몸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열, 기침, 목과 입 주변의 통증, 식은땀 등 독감과 같은 증상이 5일 동안 이어졌다. 급기야 병원을 찾은 그는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과 함께 격리 통보를 받았다.

그는 “여드름으로 오해했던 발진들이 처음에는 몸통과 민감한 부위에만 나타났다”고 했다. 5개도 채 안 됐지만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크기도 매우 빠르게 커졌다. 이어 “얼굴, 팔, 배 등에 약 25개의 발진이 생겼다”고 했다. 온 몸을 덮은 발진은 극심한 통증까지 동반해 밤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그는 결국 마취 진통제까지 맞아야 했다. 발진은 거의 2주 동안 지속됐다.

그를 괴롭힌 것은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따가운 시선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원숭이두창을 ‘동성애 질병’이라며 그를 공격했다는 것. 포드는 “낯선 사람들이 나의 성생활에 대해 (무례하게) 질문을 던져왔다. 왜 사람들이 원숭이두창 감염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싫어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원숭이두창은 피부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키스, 성관계, 병변과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맷 포드는 자신의 신상과 얼굴을 공개하며 직접 경험한 원숭이두창의 증상을 알렸다.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을 권유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이 감염 사실을 숨기고 치료를 받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원숭이두창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실제 확진자 숫자보다 숨은 감염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들로 인한 폭발적인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일부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이 감염 사실 확인 및 치료를 거부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CDC의 로셸 월렌스키 소장은 “몸에 의심스러운 발진이 있는 사람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 증상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른 경우도 있다. 국제 학술지인 랜싯(Lancet) 감염병 저널에 1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영국 런던에서 확진된 54명 가운데 94%가 주요 증상인 피부병변이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 나타났다. 발열은 57%만 호소했다.

원숭이두창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감염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의심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철저한 비밀 보장, 치료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감염자가 주위의 시선을 피해 숨기만 하면 가족에게 옮길 위험도 있다. 유럽에선 이미 어린이·임신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중에도  확진자가 나왔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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