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안 된다?…원숭이두창 관련 낭설 5가지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손에 발생한 수포성 발진
원숭이두창에 대한 갖가지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발견됐다. 이 때문에 ‘원숭이두창’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후 가봉,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브아르, 콩고공화국, 카메룬 등 중서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보고되며 풍토병이 됐다. 그런데 2022년 5월 이후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미국 등 풍토병이 아닌 국가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외국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국내 첫 확진자로 판명나기도 했다. 원숭이두창은 현재 60여개국에서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달 중순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는 긴급회의를 재소집하기로 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쥐와 같은 설치류에서도 발견된다”며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했을 때처럼 감염에 대한 여러 잘못된 정보가 SNS에 떠돌면서 공황과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원숭이두창 관련 낭설과 이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나 천연두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그렇지 않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 홍역, 코로나19에 비해 전염성이 훨씬 낮다.

◇원숭이두창은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바이러스다?

아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다. 이미 알려진 바이러스이며 일반적으로 중앙과 서부 아프리카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해 왔다.

◇원숭이두창은 치료제가 없다?

치료제가 있다. 원숭이두창은 대부분의 경우 자기한정성 감염의 일종이다. 즉, 원숭이두창에 걸렸더라도 병변은 보통 21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이 때문에 원숭이두창에 대한 치료는 대부분 보조적이며 파라세타몰 또는 기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에 의한 발열 및 통증 관리, 영양 지원, 피부 관리, 눈 관리 및 호흡 지원으로 구성된다.

테코리비마트와 같은 특정 항바이러스제는 올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치료제로 승인됐다. 테코리비마트는 이전에 천연두 환자를 치료하는데 사용됐다. 다른 항바이러스제로는 시도포비르 또는 브린치도피비르가 있다.

◇천연두 백신을 맞았거나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막아내지 못한다?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1980년대 이전에 천연두에 노출됐다면 원숭이두창에도 보호 효과가 있다. 그 효과는 80~85%까지 다양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지속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은 천연두나 수두와는 구별이 안 된다?

그렇지 않다. 임상 증상과 실험실 검사를 통해 천연두나 수두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천연두는 1980년에 퇴치된 반면 수두의 특징적 발진은 구심 성 발진인데 이는 주로 몸통에 발생한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발진은 머리와 얼굴에 많이 생기고, 발바닥과 손바닥에도 발생한다. 실시간 유전자증폭(PCR) 및 염기서열 검사는 수두를 비롯해 우두나 천연두 같은 바이러스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구별해 진단할 수 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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